시공능력평가 상위 10대 건설사들이 연초부터 도시정비사업 1조 원 이상을 수주하며 '1조 클럽'에 입성하고 있다. 지난해와 달리 마수걸이 신고도 빨라지면서 올해 수주액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올해 1월 18일 서울 용산구 한남4구역 재개발 사업을 수주했다. 이 사업지는 보광동 일대를 재개발해 51개 동, 총 2331가구(공공 350가구) 규모의 아파트를 짓는 프로젝트다. 조합이 제시한 예상 공사비는 1조6000억 원이다. 삼성물산은 현대건설과 경쟁을 거쳐 최종 시공사로 선정됐다.
GS건설은 같은 달 서울 중화5구역 공공 재개발(6498억 원)과 부산 수영1구역 재개발(6374억 원), 대구 수성구 만촌동 재개발(3929억 원) 공사를 수주했다. 3개 프로젝트의 총 공사 금액은 1조6801억 원에 달한다.
마수걸이 소식을 알린 건설사도 속속 나오고 있다. 롯데건설은 1월 11일 서울 용산구 일원 신용산역 북측 제1구역 도시정비형 재개발 사업을 수주했다. 지하 7층~지상 38층, 3개 동 324가구 및 부대 복리시설을 새롭게 조성하는 사업으로 공사비는 3522억 원 규모다.
포스코이앤씨는 지난달 708억 원 규모의 서울 광진구 광장동 상록타워 아파트 리모델링 사업 시공권을 따냈다. 리모델링을 거쳐 기존 200가구에서 최고 29층, 총 229가구 규모로 재탄생할 예정이다.
이는 상반기 정비사업 수주 소식이 뜸하던 지난해와 비교하면 판이하게 다른 분위기다. 지난해 1분기(2024년 1~3월) 10대 건설사의 도시정비사업 수주액은 총 3조9994억 원에 그쳤다. 올해 1월 한 달간 삼성물산, GS건설, 롯데건설, 포스코이앤씨가 수주한 총액 4조3403억 원보다도 적다.
마수걸이 속도도 빨라졌다. 지난해 1분기에는 현대건설, 포스코이앤씨, SK에코플랜트만 수주에 성공했다. 다른 건설사들은 하반기와 연말에 집중적으로 수주에 나서 뒤늦게 수주고를 올렸다. 올해의 경우 10대 건설사 중 절반(4곳)가량이 1월에 마수걸이 신고를 마쳤다.
단독 입찰 이후 수의계약 방식에 집중했던 수주 양상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연내 압구정 3구역, 개포주공 6·7단지, 잠실 우성아파트 1·2·3차 재건축, 용산정비창전면 1구역 등 주요 사업지에서 경쟁 수주가 예고된 상태다.
이에 따라 올해 도시정비 사업 총수주액이 지난해를 뛰어넘을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회사마다 정해 놓은 목표액이 다르기 때문에 속단은 어렵지만, 올해 대형 사업장 수주를 위해 준비해온 곳들이 많은 만큼 전년도에 준하거나 그 이상 수주가 가능할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