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플레이션’ 시작된다…가전제품·노트북·장난감 가격 뛸라

입력 2025-02-05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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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우정국, 중국·홍콩발 소포 배송 전격 중단
전문가들 “관세전쟁, 1기 때보다 큰 비용 초래”
경제적 여건도 변해…연준 금리 인하 제동 우려

▲5일(현지시간) 중국 북서부 톈진시 빈하이 경제구역의 한 항구에서 노동자들이 작업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5일(현지시간) 중국 북서부 톈진시 빈하이 경제구역의 한 항구에서 노동자들이 작업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결정에 따른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10% 관세가 4일(현지시간) 발효하면서 의류, 장난감, 컴퓨터, 휴대폰 등 각종 물품의 가격이 도미노처럼 인상될 전망이라고 AP통신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캐나다·멕시코에 대한 25% 관세안에 대해서는 한 달간의 유예를 두기로 했지만, 대중국 10% 추가 관세 조치는 예정대로 이날 자정을 기해 시행에 돌입했다.

또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우정국은 중국과 홍콩에서 발송되는 소포 배송 서비스를 추후 공지가 있을 때까지 중단한다고 밝혔다. 기업이 800달러(약 116만 원) 미만의 소포를 미국 소비자에게 직접 배송하는 경우 관세를 내지 않아도 되는 허점을 틀어막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미국에서 판매되는 중국산 상품의 양과 종류가 워낙 다양해서 양국의 관세 분쟁이 계속될 경우 인플레이션이 재점화할 가능성이 크다. 관세는 일반적으로 저렴한 의류, 신발, 장난감, 냄비와 프라이팬과 같은 주방용품뿐만 아니라 가전제품, 가구, 자동차 부품 등 고가의 품목에 대한 소비자 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여기에 우정국의 소포 배송 중단도 물가 상승세를 가속화할 우려가 있다.

미국 센서스국에 따르면 미국은 2023년 중국으로부터 약 4270억 달러 상당의 상품을 수입했다. 휴대전화, 컴퓨터 및 기타 기술 액세서리를 포함한 가전제품이 가장 큰 수입 품목을 차지했다. 미국소비자기술협회 무역 그룹에 따르면 2023년 중국은 미국 스마트폰 수입의 78%, 노트북 및 태블릿 수입의 79%를 차지했다.

관세로 인해 소비자 가격이 얼마나 오를지는 불분명하지만 경제학자들은 제2차 미·중 무역 전쟁이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 때보다 훨씬 더 큰 비용을 초래할 것으로 보고 있다. 빌 클린턴 전 행정부에서 상무부 차관을 지낸 윌리엄 라인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국제경제석좌는 “트럼프 행정부 1기 때 무역팀은 미국 소비자에 대한 영향을 피하거나 최소한 지연시키기 위해 관세 부과 대상 목록을 신중히 작성했다”며 “월마트 진열대에 오를 제품이 아닌 품목을 타깃으로 삼은 덕분에 충격을 완화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무엇보다도 정권 1기 때와 다르게 경제적 여건이 급변했다. 6년 전만 해도 미국의 물가상승률은 낮았지만 현재는 고금리 정책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목표치인 2%를 웃돌고 있다. 새 관세가 인플레이션 재점화를 유발해 연준이 올해 예상했던 두 차례의 기준금리 인하를 취소하거나 연기하도록 부추길 수 있다. 브라이언 베튠 보스턴칼리지 경제학 교수는 “금리가 현재의 높은 수준으로 장기간 유지될 위험이 있다”며 “이는 주택담보대출(모기지)과 일반 대출 금리를 끌어올리고 실질 경제성장률을 떨어트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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