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첫 유가증권시장 새내기 주인 LG CNS가 상장 첫날 공모가 아래를 밑돌면서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 기업공개(IPO) 시장 한파 속에서 올해 최대어로 기대를 모았던 LG CNS마저 부진한 성적으로 증시에 입성하면서 공모주 시장의 침체가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전날 코스피 시장에서 LG CNS 주가는 공모가(6만1900원) 대비 9.85%(6100원) 하락한 5만5800원에 마감했다. 이날 LG CNS는 6만500원에 시작해 점점 낙폭을 키우며 장중 5만4900원까지 내렸다.
LG에너지솔루션 이후 최대어로 꼽힌 LG CNS는 침체된 공모주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는 기대를 받았다. 지난달 21일과 22일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공모주 청약(경쟁률 총 122.9대1)에서 약 21조1441억 원 넘는 증거금이 모이는 등 흥행에 성공하면서다.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도 114대의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LG CNS도 상장 첫날 주가가 기대 이하의 흐름을 기록하는 등 싸늘한 시장을 피해가지 못했다.
부진한 성적 배경에는 LG CNS의 매출이 그룹에 크게 의존하는 점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3분기 LG CNS의 매출 60%는 LG전자, LG에너지솔루션 등 LG그룹 계열사에서 발생했다. 외부 매출 비중이 늘지 않는 이상 장기적 투자 매력이 크지 않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이다.
일정 기간 주식을 팔지 않겠다고 약속한 기관투자자도 많지 않았다. 상장 이후 단기간 주식 매각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은 총 2059곳으로, 이중 최종적으로 의무보유를 확약하지 않은 기관은 85%에 달한다.
LG CNS가 IPO 시장 분위기를 환기하는 데 실패하면서 한파가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올해 들어 상장한 미트박스글로벌, 와이즈넛, 데이원컴퍼니 등이 대부분이 공모가를 하회한 바 있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공모주 시장은 관심 및 선호도에 따라 청약 분위기도 편중되는 양극화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아직 수요예측을 진행 중이거나 진행 예정인 기업들도 있는 만큼 시장 분위기를 고려해 공모 일정을 적절히 조정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