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기업 추격 가팔라진다”…트럼프 관세 전쟁에 韓 반도체 ‘벌벌’

입력 2025-02-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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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관세 인상에…삼성ㆍSK 의존도 줄일 가능성
마이크론 반사이익 커져…장기적으로 악영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트럼프발(發) 관세 인상 여파가 반도체 산업까지 본격화할 경우 국내 메모리 기업들의 시장 장악력도 떨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트럼프 정부의 자국 우선주의 기조 아래 마이크론 등 미국 반도체 기업들이 반사효과를 크게 얻을 것이란 분석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미국 정부의 관세 인상에 관한 추가 방침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개별 품목에도 예외는 없다"며 삼성전자를 특정해 관세 부과를 시사했다.

반도체 관세 인상이 현실화하면 1997년 세계무역기구(WTO)의 정보기술협정(ITA)에 따른 무관세 원칙이 29년 만에 깨지는 만큼 산업 전반에 미칠 파장이 예측 불가능해서다.

한 국내 반도체 기업 관계자는 “미국이 관세를 어떻게 그리고 얼마나 인상하겠다는 구체적인 이야기가 나오지 않아서 내부적으로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그간 반도체는 무관세였기 때문에 인상률이 어떻게 되든 업계 차원에서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엔비디아 등 미국 AI 기업들은 국내 메모리 기업들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자국 기업의 메모리 비중을 늘릴 것으로 보인다. 이에 국내 메모리 기업들의 시장 우위가 훼손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이규복 한국전자기술연구원 석좌연구위원은 “반도체 관세 인상으로 마이크론 같은 미국 기업이 시장 장악력을 더 키울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며 “미국이 자국 기업을 조금 더 케어해주고, 힘을 실어 주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욱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미국 현지에서 투자하고 있는 공장들에서는 아직 메모리 생산이 본격화지 않은 상황이라 피해는 장기화할 수 있다.

▲조현동 주미대사가 3일(현지시간)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 위치한 퍼듀대학교에서 개최된 SK하이닉스 투자 발표 행사에 참석해 축사ㅎ고 있다. (연합뉴스)
▲조현동 주미대사가 3일(현지시간)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 위치한 퍼듀대학교에서 개최된 SK하이닉스 투자 발표 행사에 참석해 축사ㅎ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는 2026년 파운드리 공장 가동을 목표로,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전체 370억 달러(약 53조7600억 원)를 투자하기로 밝혔다. SK하이닉스도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 AI 메모리용 어드밴스드 패키징 생산 기지 건설을 위해 38억7000만 달러(약 5조6200억 원) 투자하기로 했다. 2028년부터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AI 반도체를 생산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말 바이든 행정부는 삼성전자에 7억4500만 달러(약 6조9천억 원), SK하이닉스에 4억5천800만 달러(약 6639억 원)의 직접 보조금 지급을 약속했다. 다만 정작 집행은 트럼프 행정부에서 진행하는 만큼 지연이나 중단될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미국의 반도체 관세 인상으로 인한 반사효과는 특히 마이크론에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 마이크론의 가파른 성장세는 장기적으로 국내 기업들에 큰 위협 요소다. 실제로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인 HBM3E 8단 제품의 경우 지난해 삼성전자보다 먼저 엔비디아에 납품을 시작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마이크론의 D램 시장 점유율은 22.2%로, 전 분기(19.6%) 대비 2.6%포인트(p) 상승했다. 반면 같은 기간 1위인 삼성전자 점유율은 42.9%에서 41.1%로, 1.8%p 하락했다. SK하이닉스 역시 34.5%에서 34.4%로 0.1%p 줄었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AI 반도체 기술을 기반으로 이미 시장에서 마이크론의 성장 속도가 가파르다. 관세 인상 영향으로 가속도가 붙을 수 있다”며 “관세 인상 리스크에 대한 세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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