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인의 전반적인 삶의 만족도가 소폭 악화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에서 여전히 하위권에 머물고 있었다. 소득 수준에 따라 삶의 만족도가 비례하는 경향은 여전했고, 나이가 많을수록 삶의 만족도는 하락하는 경향을 보였다.
통계청은 24일 이런 내용이 담긴 ‘국민 삶의 질 2024’ 보고서를 발간했다. 한국인 삶의 만족도는 2023년 기준 6.4점으로 전년보다 0.1점 낮아졌다. 삶의 만족도는 객관적 삶의 조건에 대한 주관적인 만족 정도를 보여주는 지표로 0∼10점으로 측정한다.
전반적인 삶의 만족도는 2018년 6.1점까지 높아졌다가 2019~2020년에는 6.0점으로 소폭 하락한 뒤 정체됐다. 이후 2021년 6.3점, 2022년 6.5점으로 상승하다 2023년 다시 하락했다. 2023년 삶의 만족도는 전년보다 감소하긴 했으나 코로나19 이전 보다는 높은 수준을 보였다.
다만 다른 나라와 비교해볼 때 한국인의 삶의 만족도는 여전히 하위권에 머무르고 있었다. 한국인의 삶의 만족도는 2021~2023년에 6.06점으로 OECD 회원국 38개국 중에 33위에 그쳤다. OECD 평균은 6.69점으로 한국보다 삶의 만족도가 낮은 국가는 포르투갈(6.03점), 헝가리(6.02점), 그리스(5.93점), 콜롬비아(5.70점), 튀르키예(4.98점) 등 5개국에 그쳤다. 전년(35위)보다는 2계단 오르긴 했지만 여전히 우리나라 국민의 삶의 만족도는 하위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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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만족도는 소득 수준별로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가구소득이 증가할수록 삶의 만족도가 높았다. 월 소득이 100만 원 미만 저소득층 가구의 삶의 만족도는 5.7점으로 전년(6.0점) 대비 0.3점 낮아졌다. 100만~200만 원 미만인 가구는 6.1점으로 이 역시 전년(6.4점)보다 0.3점 낮았다. 반면 월 소득이 500만 원 이상인 가구의 삶의 만족도는 6.6점으로 전년과 같은 수준의 만족도를 보였으며 100만 원 미만보다 0.9점 높았다. 적게 벌수록 삶의 만족도가 낮고, 많이 벌수록 삶의 만족도 높다는 의미다.
최바울 통계청 경제사회통계연구실장은 “월 소득 200만 원 미만인 가구의 삶의 만족도가 전년 대비 감소한 점이 전체 삶의 만족도 하락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전반적인 삶의 만족도가 0.1점 하락한 건 크게 하락한 수치로 보긴 어렵다”고 부연했다.
나이별로도 차이가 있었다. 60세 이상 삶의 만족도는 6.2점으로 50~59세(6.4점), 19~29세·30~39세(6.5점), 40~49세(6.6점)보다 낮은 수준을 보였다. 직업별로도 삶의 만족도 차이가 컸다. 전문관리직과 사무직의 삶의 만족도는 모두 6.7점이었으나 농림어업은 6.1점, 기능노무직은 6.3점으로 비교적 낮았다.
전년과 비교해 보면 모든 집단에서 대부분 삶의 만족도가 거의 비슷한 수준이거나 0.1점 정도 감소했다. 그러나 60세 이상, 200만 원 미만 가구소득 계층, 농림어업직에서 상대적으로 감소 폭이 크게 나타났다. 이는 2022년 이들 집단에서 전년 대비 삶의 만족도의 상승 폭이 높아서 나이, 소득, 직업별 격차가 감소했던 것과는 반대되는 결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