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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회계·컨설팅 법인 EY한영이 국내 기업 경영진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국내 기업들의 인공지능(AI) 도입 및 투자 의지는 높아지고 있지만, 전문 인력 부족과 투자 효과에 대한 불확실성이 주요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24일 밝혔다.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과반인 52%가 기업 내 전사적 또는 일부 영역에서 AI를 도입해 활용 중이라고 답했다. 이는 전년 대비 14%포인트(p) 증가한 수치다. 39%는 아직 AI를 도입하지는 않았으나 향후 도입 계획이 있다고 응답했다. 도입 계획이 없다고 답한 비율은 9%에 불과했다.
특히 기업 규모가 클수록 AI 도입이 활발한 것으로 분석됐다. 자산 규모 2조 원 이상 기업 소속 응답자의 73%가 AI를 도입했지만, 자산규모 5000억 원 미만 기업은 30%에 그쳐 기업 규모에 따른 AI 접근성과 도입의 격차가 확인됐다.
대다수 기업 경영진은 AI 투자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전체 응답자의 82%가 향후 2년간 AI 투자를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으며, 10%는 현재 투자 수준을 유지하겠다고 답했다. 투자 확대 계획이 없다는 응답률은 8%에 그쳤다.
자산 규모 2조 원 이상 기업 소속 응답자는 87%가 AI 투자 필요성에 공감했으며, 투자 계획이 없다는 응답은 5%에 불과했다. 반면 자산 규모 5000억 원 미만 기업 중 13%는 AI 투자 확대 계획이 없다고 답해, 규모가 작은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AI 투자에 신중한 경향을 보였다.
AI 도입을 통한 기대효과로는 △자동화 등 운영 효율화(68%) △데이터 분석 및 예측 정확도 향상(64%) △제품 또는 서비스 혁신(48%) 등이 꼽혔다. 이는 AI가 운영 효율 및 의사결정의 정확도를 높이는 혁신 도구로 인식되고 있음을 나타냈다.
그러나 AI 도입 과정에서 내부 전문 인력 부족(60%)과 투자 대비 효과에 대한 불확실성(57%)이 가장 큰 걸림돌로 지적돼 AI 인재 양성과 명확한 투자 수익(ROI) 확보가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이 외에도 △높은 초기 비용(34%) △사이버 보안(25%) △규제 및 법적 리스크(24%) △데이터 품질 및 활용의 한계(21%) △추진 조직 및 체계 부재(20%) △윤리적 문제(6%)가 그 뒤를 이었다.
김정욱 EY컨설팅 대표는 "많은 기업이 AI를 도입했거나 도입을 고려하는 가운데 AI를 통해 운영 효율화와 비즈니스 의사결정 지원 등 비즈니스 가치를 증가시킬 실질적인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며 "AI 투자가 기대한 성과와 수익화(Monetization)로 이어지기 위해서 기업들은 조직 내 모든 이해관계자가 공감할 수 있는 명확한 도입 목적을 설정하고 급변하는 기술 시장에서 대응할 수 있는 AI 전략을 수립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EY한영이 '2025 EY한영 신년 경제전망 세미나'에 참석한 국내 기업 경영진 대상으로 AI 인식, 도입 현황 및 전략을 확인한 결과다. 설문조사에는 총 311명이 응답했다. 응답자 소속 기업 구성은 자산 규모 2조 원 이상 기업이 39%, 자산 규모 5000억 원 이상 2조 원 미만 기업이 20%, 5000억 원 미만 기업이 41%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