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증하는 섭식장애…“장기적 치료‧사회적 시스템 필요”

입력 2025-02-25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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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섭식장애 전문가 모여 심리적 원인과 사회적 영향 논의

▲섭식장애 자조단체 잠수함토끼 콜렉티브는 24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 생활과학관에서 ‘제3회 섭식장애 인식주간’ 행사를 개최했다.  (이상민 기자 imfactor@)
▲섭식장애 자조단체 잠수함토끼 콜렉티브는 24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 생활과학관에서 ‘제3회 섭식장애 인식주간’ 행사를 개최했다. (이상민 기자 imfactor@)

최근 들어 급증하는 섭식장애에 대한 심리적 원인과 사회적 영향을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섭식장애는 정신적인 문제로 음식 섭취에 장애가 생기는 질환이다. 체중 감소가 특징인 거식증(신경성 식욕부진증)과 많은 양의 음식을 먹는 폭식증(신경성 대식증)이 대표적이다.

24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 생활과학관 최병오홀에서 ‘제3회 섭식장애 인식주간’ 행사가 열렸다. 이날부터 3월 2일까지 일주일간 열리는 이번 행사는 국내외 섭식장애 연구자, 임상가, 당사자 활동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각자의 경험과 지식을 나누고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최근 섭식장애는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섭식장애의 주 연령층인 10~20대 여성들이 마른 몸이 가장 이상적인 몸매라고 생각하며 극단적으로 마른 몸매를 추구하면서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이를 과시하는 것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섭식장애는 여러 생물학적 원인과 심리적 원인이 상호작용해 발생한다. 특히 심리적 원인의 영향이 크다. 마른 체형과 외모를 강조하는 사회, 의학 기술의 발달, 신체는 노력으로 변화될 수 있다는 정보들이 섭식장애를 일으키는 원인으로 꼽힌다. 주로 여성과 10~20대 젊은 층에서 나타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식이장애(섭식장애) 진료 현황에 따르면 10대 이하 여성 거식증 환자는 2018년 275명에서 2022년 1874명으로 7배 가까이 증가했다. 기타 식이장애 역시 10대 이하가 2022년 1367명으로 2018년(211명)과 비교해 약 6배 올랐다. 통계에 포함되지 않는 환자를 포함하면 섭식장애 환자는 더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

강의영 섭식장애 연구자는 “최근 10여 년간 한국 여성의 섭식장애 인구가 급증하며 사회적으로 섭식장애 관련 의제가 가시화됐다”라며 “어릴 때부터 마르거나 날씬한 몸을 여성성의 주된 특성으로 인식하며 마른 몸을 가졌을 때 타인이 긍정적인 반응을 해주는 등 젠더와 관련한 사회적 요인이 크게 관여하는 질환”이라고 말했다.

섭식장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인식이 중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한달롱 청주대 간호학과 교수는 “섭식장애를 치료하는 과정은 단순히 의료적인 부분뿐 아니라 삶의 주인이 되는 과정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치료자는 사회적인 낙인을 해소하는데 목소리를 내야 한다”며 “당사자-가족-치료진의 신뢰로 맺어진 동반자적 관계와 장기간의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하고, 치료를 유지할 수 있는 사회적 시스템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제3회 섭식장애 인식주간’에 참가한 패널들이 참여자들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이상민 기자 imfactor@)
▲‘제3회 섭식장애 인식주간’에 참가한 패널들이 참여자들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이상민 기자 imfactor@)

이날 행사에서는 남성의 섭식장애에 대한 연구도 발표했다. 김남금 섭식장애 연구자는 “남성은 체중에 집착한다기보다 건장한 체형을 유지하고 도달하고자 하는 모습이 보였다. 여성이 이상화된 신체 이미지에 많은 영향을 받지만, 남성은 서열 문화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라며 “이런 부분은 여성과 다르게 나타날 수 있는 남성 섭식장애의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행사를 초기부터 만든 김율리 인제대 일산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이번 행사는 단순히 문제를 지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새로운 해결 방안을 모색하고 실질적인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협력의 장”이라며 “사회가 섭식장애 경험 당사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치료 시스템의 변화를 적극적으로 도모하길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행사는 섭식장애 자조단체 잠수함 토끼 콜렉티브가 주최했다. 앞선 1, 2회 행사는 인제대 섭식장애 정신건강연구소와 공동주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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