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너머] 트럼프 시대, 늦어도 너무 늦은 한국

입력 2025-02-2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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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인 국제경제부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취임한 뒤 두 번째 순서로 7일(현지시간) 정상회담에 성공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을 공부하는 데만 30시간 이상을 썼다고 한다. ‘결론부터 말하기’ 등 트럼프 대통령이 선호하는 화법을 익히고, 견원지간으로 알려진 아소 다로 전 총리를 찾아가 조언도 구했다. 사하시 료 도쿄대 국제관계학 교수는 “이 과정에서 정부 전체가 하나로 뭉친 것 같았다”고 평가했다.

이시바 총리는 1조 달러(약 1400조 원 ) 투자와 액화천연가스(LNG) 대량 구매라는 선물 보따리까지 풀어놨다. 4번째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는 데 성공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도 마찬가지다. 미국에 가기 전부터 ‘미국의 상징’ 할리데이비슨을 염두에 두고 관세를 인하하더니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서는 무기 구매, 에너지 수입 확대 등 고율 관세를 피하기 위한 포석을 잔뜩 깔았다.

서구 강대국 동맹 정상들도 예외가 아니다.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에서 ‘패싱’ 위기에 처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도 급하게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는 등 발에 불이 나도록 뛰고 있다. 일대일 대응이 어려운 국가들은 단체로라도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 노력하는 상황이다.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과 아랍연맹(AL)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협상을 위해 하나로 뭉쳐 특별 정상회의 등을 추진하고 있다.

이 모든 부분에서 한국은 늦었다. 세계 각국이 이렇게 절박한데 국내 상황이 안 좋았다고 핑계를 대서는 안 된다. 트럼프 대통령 측과 소통한 장관급 인사는 조태열 외교부 장관뿐이고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아직 카운터파트와도 소통하지 못했다. 그나마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미국을 찾아 하워드 러트릭 상무장관 등과 면담해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의 한미 관계에 대한 힌트를 얻을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집권 때보다 더 집요하고 과감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내 정상화에는 시간이 걸린다. 그러나 정상화가 되는 순간 외교 가속화가 가능할지는 그간 얼마나 많은 준비를 했는지가 가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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