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부과시 신차 가격 1만달러 이상 오를수도
“현대차·기아 미국 판매차 중 3분의 2 관세 리스크 노출”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지난달 미국 자동차 판매가 크게 늘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과를 앞두고 미국 현지에서 자동차 수요가 급증한 영향이다. 다만, 관세로 미국에서의 신차 가격이 1만 달러(약 1466만 원) 이상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이달부터는 급격한 시장 위축이 우려된다.
2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의 3월 미국 자동차 판매량은 17만3000대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3.4% 증가했다. 2월과 비교하면 31.9% 늘어난 수치다. 현대차는 지난달 미국에서 전년 동월 대비 13.6% 확대된 9만4000대를 판매했다. 제네시스 브랜드는 20%가량 판매량이 늘었다. 기아는 같은 기간 13.1% 신장한 7만9000대를 팔았다.
이는 역대 3월 최고 실적으로 현대차·기아 미국법인은 6개월 연속 역대 최대 판매 기록을 써냈다. 모델별로는 현대차 투싼(29%), 엘란트라(25%), 산타페(25%), 팰리세이드(20%), 아이오닉5(17%) 등의 판매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늘었다. 기아에서는 K5(33%), 텔루라이드(27%), 카니발(22%), 쏘렌토(14%) 등이 판매실적을 견인했다.
1분기(1~3월)도 역대급 기록을 갈아치웠다. 현대차의 1분기 미국 판매량은 20만3554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1% 증가했다. 기아는 10.7% 늘어난 19만8850대를 판매했다. 관세 부과로 차 가격이 오르기 전에 구매하려는 수요가 몰리면서 3월 미국 자동차 판매량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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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뿐만 아니라 토요타도 이 기간 미국에서 23만1000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 대비 7.7% 증가했고, 혼다(13.2%), 포드(10.5%) 등도 판매량이 껑충 뛰었다.

문제는 2분기부터 한파가 불어닥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달부터 자동차 관세 및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면서 미국 내 중고차 가격이 오르고 차량 가격 상승 전 신차 구매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차적으로는 신차가격 상승에 따른 신차 판매 위축이 점쳐진다. 업계는 신차 가격이 모델당 3000달러(약 440만 원)에서 1만2200달러(약 1790만 원)까지 오를 것으로 예측한다.
현대차 미국 판매점에서 가격인상 가능성이 고지됐다는 소식도 들린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랜디 파커 현대차 미국판매법인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현지 딜러들에게 보낸 서신에서 “현재의 차 가격은 보장되지 않으며 4월 2일 이후 도매되는 제품에 대해서는 변경될 수 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가는 현대차와 기아의 2분기 영업이익 감소를 내다보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차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전년 동기 대비 7% 줄어 4조 원을 밑돌 것으로 추정된다. 기아의 영업이익 역시 5% 감소가 예측된다. 김영훈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현대차·기아 미국 판매차량 중 3분의 2는 관세 리스크에 노출돼 관세 부과로 실적 저하가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