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사태에 BBB급 회사채 인기 식어

연초 이후 공모주펀드 자금 유출이 심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공개(IPO) 시장 ‘대어(大漁)’들의 데뷔가 흥행하지 못하고 ‘홈플러스 사태’ 이후 신용등급이 낮은 회사채에 대한 인기가 줄어든 영향으로 분석된다.
2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전날까지 국내 출시 설정액 10억 원 이상 공모주펀드 156개의 전체 설정액이 2445억 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1년간 3254억 원, 2년간 4207억 원이 각각 유입됐는데, 올해 감소세로 전환했다.
공모주펀드는 일반 공모주펀드와 하이일드펀드 등을 포함한다. 일반 공모주펀드의 경우, 예상 시가총액 1조 원 이상 IPO 대형주 성과 부진으로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며 투자 열기가 잦아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상장한 LG CNS는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과 일반 청약에서 흥행했지만, 최근 주가는 공모가(6만1900원)를 밑도는 4만 원 후반대에 머물고 있다. 지난달 말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상장 후 예상 시총을 4789억~5622억 원으로 제시하며 몸값이 1조 원 이상에 달할 것이라던 시장 기대를 져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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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4월 IPO 수요예측 방향성을 속단하기 어렵지만, 어느 때보다 국내 증시 동향에 따라 분위기가 좌우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라며 “공매도 전면 재개와 미국이 공언한 관세 부과 등으로 변동성이 확대되는 구간에 진입하며 시장 참여자들의 투자 심리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용등급 BBB+급 이하 회사채를 펀드에 45% 이상 편입하고 공모주 우선 배정 혜택을 받는 하이일드펀드도 BBB급 회사채 투자 심리가 얼어붙으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홈플러스가 유동성 위기를 이유로 기업회생을 신청한 뒤 저신용 회사채를 향한 부정적 인식이 커졌기 때문이다.
실제 SLL중앙(BBB), 두산퓨얼셀(BBB), 이랜드월드(BBB), AJ네트웍스(BBB+) 등이 1분기 공모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투자 수요를 모두 모으지 못했다. 지난달 SK디앤디, SK온 등 SK 계열사들은 공모채가 아닌 사모채로 눈을 돌려 발행에 나서기도 했다. 사모채는 공모채와 달리 수요예측 과정을 거치지 않는다.
김수연 한양증권 연구원은 “저신용등급 기업들의 시장성 자금조달 환경은 한정된 투자 수요로 인해 외부 충격에 대한 민감도가 높다”면서 “경기 부진과 특정 업종 기업의 실적 악화 우려로 저신용등급 기업들에 대한 경계감이 지속되면서 공모주 펀드 투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