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MBK, 미리 신용등급 하향 인지 가능성"

증권사들이 홈플러스를 상대로 고소를 진행한 가운데, 홈플러스 자산유동화전단채(ABSTB)에 투자한 개인투자자들도 형사 조치를 고심하고 있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 ABSTB를 산 개인 투자자들은 홈플러스와 그의 대주주인 MBK파트너스 등에 대해 형사고소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홈플러스 전단채 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 측 관계자는 "조만간 김병주 MBK 회장의 사재 출연 등이 이뤄지지 않으면 MBK와 홈플러스를 집단 고소하려고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홈플러스가 2월 27일 홈플러스의 기업어음·단기사채 신용등급이 A3에서 A3-로 하락한 지 불과 5일 만에 법정관리를 기습적으로 신청하면서 ABSTB 투자자들이 피해를 볼 가능성이 높아진 상태다. 금융감독원 집계 기준 홈플러스 ABSTB 발행 규모는 4019억 원이며, 이 중 개인 투자자 매수액은 1777억 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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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신영증권, 하나증권, 현대차증권, 유진투자증권 등 4사는 전날 홈플러스와 홈플러스 경영진을 상대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등 혐의로 고소장을 제출했다.
이들 증권사는 홈플러스가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을 알고도 ABSTB 발행을 묵인한 뒤 기습적으로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함으로써 상환 책임을 투자자들에게 떠넘겼다고 의심하고 있다. 신영증권은 홈플러스의 신용등급 강등 직전에 ABSTB을 발행했고, 나머지 3사는 이를 시중에 유통했다.
증권사와 개인투자자가 달리 보는 지점은 홈플러스 대주주인 MBK의 책임이다. 증권사들은 홈플러스 대주주인 MBK의 관여 여부가 불투명한 것으로 보고 고소 대상에서 제외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전단채에 투자한 일부 개인투자자들은 MBK 역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입장이다.
홈플러스는 ABSTB를 우선 변제를 받을 수 있는 상거래 채권으로 인정하겠다고 했지만, 변제 시기나 재원 조달 방안이 불확실하면서 증권사와 개인 투자자들의 불신은 여전한 상태다.
다만 홈플러스 측은 추가적인 법적 대응을 아직 검토하지 않고 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상거래채권 관련 변제계획을 발표한 이후 맞고소 등 법적 조치를 따로 준비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도 MBK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금감원은 이날 MBK가 홈플러스 신용등급 강등 이전에 법정관리 신청을 준비한 가능성을 두고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대주주인 MBK가 사재 출연이나 ABTSB의 전액 변제 등에 관한 약속을 책임지고 이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함용일 금감원 자본시장·회계 담당 부원장은 "적어도 MBK가 말해온 날짜 이전에 신용등급 하향 가능성을 인지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인지하고도 전단채 등을 발행했는지 등을 확정해 나가는 과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