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전 세계 교역국을 상대로 상호관세 부과를 공식화한 가운데 "한국이 미국산 자동차 수출을 막고 있다"고 강조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상호관세를 발표했다. 이 과정에서 "한국과 일본의 무역 규제가 최악"이라고 경고했다. 한국이 관세 이외 규정을 내세워 미국 자동차의 수출을 막고 있다는 인식을 드러낸 셈이다.
특히 한국 자동차 시장 점유율까지 강조했다. 그는 "엄청난 무역장벽 때문에 한국에서 팔리는 자동차의 81%는 한국에서 생산됐다. 일본에서 팔리는 차도 94%는 일본생산"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이른바 '비관세 무역장벽'은 배기가스 규제를 비롯해 일부 차종을 상대로 한 지정 관세다.
관련 뉴스
현재 한국과 미국은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자동차 수출 때 상호 무관세를 적용한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해온 "한국의 높은 관세"를 놓고 "억지 주장"이라는 분석도 나온 바 있다.
그러나 한국과 미국 사이에는 여전히 자동차 관세가 존재한다. 일부 차종의 경우 수출 과정에서 지금도 관세를 부과한다. 다만 이 과정을 거치면서 가격경쟁력이 하락하기 때문에 무역 자체가 이뤄지지 않는다. 결국, 무관세 혜택을 받는 차종만 수출 중인 셈이다.

예컨대 미국 기업이 주력 중인 픽업트럭 시장에 한국산이 진출할 경우 25% 관세를 부과한다.
첫 협정(2012년) 때 '2021년 일몰'로 예정했던 픽업트럭 관세를 재협상(2018년) 때는 2041년까지 20년 연장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현대차는 북미전략형 소형 픽업트럭을 수출하는 대신, 현지 생산을 결정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한국의 비관세 수입차 장벽" 가운데 또 다른 하나는 배기가스 규제다.
우리나라는 '자동차 선진국의 배기가스와 안전기준을 도입하여, 자동차 산업의 선진화를 추구한다'는 명목 아래 미국의 자동차 규제를 가져와 운용 중이다. 다만 미국은 연방규제와 주정부 규제가 제각각이다. 캘리포니아의 경우 배기가스 규제가 다른 주는 물론 연방정부 규정보다 강화돼 있다.
한국은 가장 강화된 기준을 도입하고 이를 한 번 더 강화한 상태. 상대적으로 우리보다 대배기량 내연기관 자동차가 많은 미국 차는 한국 배기가스 기준을 충족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이 때문에 한미 FTA 최초 발효(2012년) 당시 미국산 자동차에는 안전기준과 배기가스, 연비 등을 완화하기도 했다. 당시 환경부는 일부 미국산 자동차에 대해서는 2015년까지 완화된 기준을 적용하기도 했다.
예컨대 한국산 10인승 이하 승용차는 이산화탄소 배출기준을 1km당 140g으로 강화한 반면, 미국산 차는 1km당 168g만 충족해도 인증을 내줬다. 차종별로 연간 4500대까지 완화된 기준을 적용하되, 이를 넘어서는 물량에 대해서는 관세를 부과했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예외 규정 등만 콕 짚어 강조하며 "한국이 4배 높은 관세를 부과한다"고 주장한 셈이다.
미국무역대표부(USTR)는 지난달 31일 공개한 국가별 무역장벽보고서(NTE)에서도 "미국 자동차 제조사의 한국 자동차 시장 진출 확대는 여전히 미국의 주요 우선순위"라면서 한국의 대기환경보전법에 따른 자동차 배출 관련 부품 규제에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산 쌀의 경우 한국이 물량에 따라 50%에서 513%의 관세를 부과한다고도 주장했다.
실제로 한국은 수입 쌀에 513%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다만 '저율관세할당(TRQ)' 물량을 내걸고 연간 40만8700톤(t)에 대해서는 5% 관세만 적용 중이다. TRQ 가운데 미국에 할당된 물량은 약 32%인 13만2304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