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BBC 등 라이브채널 개설 실시간 보도
한국 사회 분열·혼란 장기화 우려
헌법재판소가 4일 만장일치로 탄핵 인용 결정을 내리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이 한국 헌정 사상 두 번째로 탄핵으로 중도 하차하는 대통령이 되자 주요 외신들이 이를 긴급 타전하며 앞으로 한국 상황에 주목했다.
뉴욕타임스(NYT)와 영국 BBC방송, 일본 NHK방송 등은 이날 홈페이지 메인화면에 별도의 라이브채널을 개설해 판결 이전부터 이후 반응까지를 실시간으로 보도하는 등 한국 정치 상황에 비상한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헌재 결정이 나온 뒤 BBC는 윤 전 대통령을 “대한민국의 고집불통 다혈질적인 계엄령 대통령”으로 묘사하면서 “헌재가 작년 12월 계엄령을 선포하며 권력을 남용한 윤 전 대통령을 파면하고 영구히 공직에서 해임했다”고 전했다. BBC방송은 헌재 판결 이후 탄핵 지지 집회와 반대 집회의 상반된 반응을 묘사하기도 했는데 “탄핵 찬성 집회의 현장은 마치 한국팀이 월드컵에서 우승한 것처럼 환호로 가득 차 있었다”고 소개했다.
NYT는 “미국의 핵심 동맹국이 몇 달간의 정치적 혼란을 겪은 뒤 새로운 지도자를 선출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짚었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판결에 대해 “성장이 둔화하는 시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에 대처하려는 노력을 가려온 수개월 간의 정치적 혼란이 마무리됐다”고 평가했다.
관련 뉴스
블룸버그통신은 “작년 12월 계엄령을 선포하고 국회 탄핵을 초래한 윤 전 대통령의 정치적 도박은 취임 3년도 채 되지 않아 극적으로 권좌에서 축출되면서 막을 내렸다”며 “이번 결정은 트럼프 미국 정부의 보호무역주의 정책에 대응하기에는 취약했던 리더십 공백을 끝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헌재의 탄핵 지지는 시장에 약간의 안도감을 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윤 전 대통령은 약 2년의 임기를 남기고 퇴임한다”며 “파면으로 그동안 좋았던 한·일 관계에 미칠 영향이 우려된다”고 짚었다. 이어 “새로운 대통령선거 개표일은 6월 3일이 유력하다”며 “최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대표가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선거전 향방은 예측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주요 외신들은 판결 이후에도 한국 사회의 분열과 혼란이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AP통신은 “많은 전문가가 법원 결정에 따라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집회가 격화돼 국론 분열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결과에 상관없이 한국 내 정치적 양극화는 심화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사회적 분열이 곧 치유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