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이틀째인 5일 정치권이 논평을 내며 신경전을 벌였다.
5일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어제 파면된 내란 수괴 윤석열이 국민의힘 지도부를 만나 대선 승리를 당부했다. 국민의힘은 파면 선고 직후부터 대선 승리를 다짐하고 나섰다"며 "자신들이 배출한 대통령이 내란을 일으켜 파면됐는데,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대선 승리를 다짐하는 이들의 뻔뻔함이 놀랍다"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이 헌재로부터 파면 선고를 받은 전날 오후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권영세 비대위원장을 만나 "시간이 많지 않기 때문에 당을 중심으로 대선 준비를 잘해서 꼭 승리하기를 바란다"고 말한 것을 두고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조 수석대변인은 "국민의힘이 대선에 나서고 싶다면 먼저 그간의 잘못을 철저히 참회하고, 내란 세력과 확실한 결별부터 해야 한다"며 "윤석열 정부 내내 실정과 폭정을 방관했던 국민의힘은 12.3 내란 이후에도 그를 옹호하기에만 바빴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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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파면 후에도 반성은커녕 내란 수괴의 손을 잡고 대선에 뛰어들려 하고 있다"며 "의총에서는 탄핵 찬성파를 색출하자는 목소리까지 나왔다고 하니 기가 막히다"고 짚었다.
국민의힘도 전날 헌재가 윤 대통령을 파면할 때 민주당의 국회 운영을 함께 지적한 점을 언급하며 비판을 이어갔다.
이날 국민의힘 정광재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윤 전 대통령을 배출한 집권 여당으로, 국민의힘은 헌정사에 오점으로 남을 대통령의 탄핵 사태를 미연에 막지 못했다는 데 대해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면서도 "이번 판결에는 우리 정치가 간과해서는 안 되는 다른 중요한 내용도 담겼다"고 말했다.
정 대변인은 "헌재는 윤 전 대통령에 대해 엄중한 책임을 묻는 한편 정치권, 특히 국회 운영에 대해서도 고언을 아끼지 않았다"면서 국회가 소수의견을 존중하고 정부와의 관계에서 관용과 자제를 전제로 대화와 타협을 통해 결론을 도출하도록 노력했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비록 헌재가 국회 내 절대 다수의석을 가진 더불어민주당을 특정하지는 않았지만, 이제 국민은 다수결을 무기로 '이재명 방탄'과 '윤석열 정권 조기 퇴진'에만 몰두해 왔던 원내 1당의 책임을 함께 묻고 있다"면서 "실제 윤 대통령 취임 후 비상계엄 선포 전까지 민주당은 22건의 탄핵안을 발의했고 헌정사 최초의 야당 단독 감액 예산안을 의결하기까지 했다"고 주장했다.
또 "이제 원내 절대다수 의석을 바탕으로, 의회 독재의 길로 가고 있는 민주당이 답해야 한다"며 "헌재의 주문대로 관용과 자제, 대화와 타협을 통해 의회 민주주의를 복원할 때만 대한민국은 더 나은 미래로 갈 수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