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항공사 도약 발판…스포츠 발전 이바지
취임 6년 조원태 회장, 아시아나 인수 마무리…통합 대한항공 비상
8일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선대회장이 서거한 지 6주기를 맞는다. 한진그룹은 별다른 행사 없이 ‘조용한 추모’를 이어가기로 했다. 조 선대회장으로부터 경영권을 이어받은 조원태 회장은 세계 10위권의 ‘메가캐리어(초대형 항공사)’ 탄생을 눈앞에 뒀지만 특별한 메시지를 내놓지 않을 예정이다.
7일 재계에 따르면 한진그룹은 8일 조 선대회장의 6주기를 맞아 경기 용인시 선영에서 추모식을 연다. 이 자리에는 조 회장과 조현민 (주)한진 사장 등 가족과 그룹사 임원 등이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별도 외부 행사는 치르지 않고 조용하게 진행될 예정이다.
조 선대회장은 1949년 한진그룹 창업주인 조중훈 회장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1974년 1차 오일쇼크가 한창인 때 대한항공에 처음 발을 들였다. 2003년 한진그룹 회장에 오른 후 오대양 육대주를 아우르는 노선을 구축하며 대한항공이 글로벌 항공사로 도약하는 발판을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조 선대회장은 2019년 4월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숙환으로 별세했다.
조 선대회장은 대한민국 스포츠 발전에도 크게 이바지했다. 그는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 유치에 크게 기여했으며, 대한탁구협회를 12년 가까이 이끌며 ‘한국 탁구의 대부’로 불렸다. 지난해 한진그룹이 공개한 그의 평전 ‘지구가 너무 작았던 코즈모폴리턴’에는 스포츠 발전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던 그의 발자취도 담겼다. 이달 대한체육회장에 공식 취임한 유승민 회장은 당선 직후인 올해 1월 조 선대회장의 묘소를 찾아 인사를 하기도 했다.
관련 뉴스
조 선대회장 서거 이후 아들 조원태 회장이 경영을 이어받았다. 조 회장은 이달 24일로 취임 6년을 맞는다. 그는 악조건이 겹쳤던 코로나19 위기 당시 여객기를 화물기로 개조하는 역발상으로 화물사업을 강화해 수익성을 끌어올렸다. 대한항공은 코로나19 확산이 정점에 달했던 2021년 전년 대비 515% 급증한 영업이익(1조4644억 원)을 거뒀고, 이듬해에도 역대 최대 실적(매출 13조4127억 원, 영업이익 2조8836억 원)을 거뒀다. 이러한 경영능력을 인정받아 조 회장은 지난해 8월 한국경영학회가 선정한 대한민국 경영자 대상에 선정되기도 했다. 할아버지 조중훈 창업주와 아버지 조 선대회장에 이어 3대(代)가 이름을 올린 것으로 3대가 경영자 대상을 받은 건 처음이다.
조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마무리하며 대한항공의 새로운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2027년 통합 항공사 출범을 앞두고 지난달 신규 기업 이미지(CI)를 공개하기도 했다. 조 회장은 “통합 대한항공이 출범하게 되면 규모로는 전 세계 11위가 될 것으로 추정한다”며 “다만 규모보다는 질을 중시하고 싶다. 고객에게 가장 사랑받고 신뢰받는 항공사가 되는 것에 더욱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