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vs 글로벌, 액티브 vs 패시브 등 회사별 차별화 ‘집중’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휴머노이드 로봇을 테마로 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두고 경쟁에 나선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과 KB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은 휴머노이드 로봇 관련 ETF 출시를 일제히 준비 중이다.
휴머노이드 로봇이란 사람과 유사한 모습으로 인간이 하는 일을 똑같이 수행할 수 있는 로봇을 말한다. 복잡한 일까지 해내기 위해서는 상당한 기술력이 필요한 영역이다. 최근 피지컬 인공지능(AI) 기술이 주목받으며 이제 막 상용화 단계에 진입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테슬라의 휴머노이드 로봇이 10조 달러 이상의 수익을 창출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자산운용은 'KODEX 미국휴머노이드로봇', KB자산운용은 'RISE 미국휴머노이드로봇', 한화자산운용은 'PLUS글로벌휴머노이드로봇액티브'로 휴머노이드 로봇 ETF 상품의 이름을 달았다. 자산운용사들은 세 가지 상품을 모두 이달 15일 상장할 계획이다.
자산운용사들은 각 상품을 차별화하기 위해 운용 전략을 달리 세웠다. 먼저 삼성자산운용과 KB자산운용의 휴머노이드 ETF는 미국 휴머노이드 기업에 투자하는 패시브(Passive) 상품이다.
‘KODEX 미국휴머노이드로봇’은 ‘iSelect 미국 휴머노이드로봇 지수’를 추종도록 설계됐다. 휴머노이드 로봇 생태계를 주도하는 미국의 테슬라(15%)와 엔비디아(15%)를 중심으로 지능형 로봇(협동·물류)과 전통 로봇(부품) 기업 등을 포함한 약 20개 종목을 담는다. 특히 개별 종목의 최대 비중은 15%로, 분산 투자에 적극적인 점도 특징이다.
안정진 삼성자산운용 ETF컨설팅팀장은 “현재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은 아직 초기 단계로, 이런 때일수록 시장을 주도하는 기업에 투자하는 게 적합하다”며 “시간이 지나 산업이 진화하면 해당 상품도 자연스럽게 변화하면서 산업 성장에 따른 수익률을 그대로 누릴 것”이라고 했다.
KB자산운용 ‘RISE 미국휴머노이드로봇’의 기초지수는 ‘KEDI 미국 휴머노이드 로봇 지수’다. 포트폴리오를 휴머노이드 로봇, 액추에이터(구동기), 센서 부문으로 구분한 핵심(코어) 포트폴리오와, 코어 이외의 기업 및 신규 상장 종목을 전략 포트폴리오로 투자해 자금 운용의 체계를 갖췄다.
이수진 KB자산운용 ETF상품마케팅실장은 “휴머노이드 로봇은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애플리케이션의 조합으로 AI와 함께 하드웨어를 구동하고 제어할 수 있는 역량도 함께 발전해야 한다”며 “이 ETF는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애플리케이션 세 영역으로 나눠, 자금을 각 부문에 고르게 배분하는 방법으로 중장기 휴머노이드 산업에 투자한다”고 설명했다.
‘PLUS 글로벌휴머노이드로봇액티브’는 액티브(Active) 상품이라는 데서 앞선 두 상품과 차별화된다. 기초지수는 ‘iSelect 글로벌휴머노이드로봇 지수’로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전 세계 휴머노이드 로봇 기업을 대상으로 한다.
한화자산운용 관계자는 “패시브 ETF는 비상장 기업이 기업공개(IPO)를 하는 경우 해당 기업이 지수에 편입될 때까지 ETF에 편입하지 못하고 기다려야 하지만, 액티브 상품은 지수에 편입되지 않아도 IPO 기업을 바로 편입할 수 있어 해당 테마에 적합하다”며 “우량한 휴머노이드 로봇 핵심 기업이 상장한다면 선제적으로 편입을 검토해 더 빠르게 투자 기회를 포착하고자 한다”고 했다.
이 ETF는 총보수가 0.45%로 액티브 상품치고 저렴한 점도 특징이다. 한화자산운용 측은 투자 수요가 높은 산업군인 점을 고려해 상품 접근성을 높이려고 보수를 일반 테마형 ETF 수준으로 책정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