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주(14~18일) 국내 증시는 지수의 하단을 확인하며 미중 관세 갈등의 전개에 따른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이 기간 증시 상승 요인으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유예와 통화정책 완화 기대감, 하락 요인으로는 미중 무역전쟁 리스크와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 등이 각각 꼽힌다. NH투자증권은 주간 코스피 예상 밴드로 2350~2550포인트를 제시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번 주(4~7일) 코스피 지수는 전주 대비 32.70포인트(1.33%) 하락한 2432.72을 기록했다. 코스닥 지수는 8.20포인트(1.19%) 오른 695.59에 거래를 마쳤다.
이 기간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과 기관은 각각 2조5787억 원, 9031억 원 순매수했고 기관은 4조1117억 원 순매도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기관이 3929억 원어치 샀고 개인(-1621억 원), 외국인(-2209억 원)은 팔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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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국가별 상호관세를 향후 90일간 유예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시장은 한국을 비롯한 70여 개국이 높은 비율의 관세를 부과받는 극단적 상황은 벗어났다고 평가한다.
또 이번 결정으로 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바는 협상이 없는 무역 전쟁과 이에 따라 빚어질 미국의 경기침체가 아니라는 점을 확인했다. 이상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상호관세 유예 전 대미 보복관세를 발표한 유럽연합(EU)는 보복관세 조치 보류를 발표했다”며 “관세 리스크가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하단 지지선은 확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여전히 기준금리 인하에 신중한 입장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관세가 경기 둔화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물가 상승 압력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규모 관세 부과는 오히려 급격한 수요 위축을 부를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에 실물경기 피해를 막기 위한 연준의 통화정책 개입이 이뤄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 1기가 가동되던 2019년 초 연준은 소비 부진 가능성이 거론되자 정책 방향성을 전환한 바 있다.
이 연구원은 “미중 무역전쟁이 이어지고 있지만, 이번 상호관세 유예로 트럼프 대통령도 자산시장발(發) 하드랜딩(경착륙)과 같은 극단적 사태는 원하지 않는 것을 확인했다”며 “향후 여진 가능성은 존재하지만, 지수 하단을 고려할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16일(현지시간)에는 미국 3월 소매판매와 산업생산이 공개된다. 블룸버그 컨센서스는 전월 대비 각각 1.4% 증가하고 0.2%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 3월 미국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증가세는 이어가겠지만, 전년 대비 증가율은 둔화할 가능성이 있다.
3월 미국 산업생산의 경우, 미국 제조업체들이 관세와 공급망 문제로 생산 확대에 신중한 태도를 나타내고 있음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앞서 발표된 3월 공급자관리협회(ISM) 제조업지수 헤드라인은 49포인트, 생산은 48.3포인트로 수축 국면에 진입했음을 시사했다.
이밖에 14일에는 중국 3월 수출 지표가, 15일에는 4월 뉴욕 연방준비은행 제조업지수가 각각 발표된다. 16일에는 △중국 1분기 국내총생산(GDP)·산업생산·고정자산투자 △일본 핵심기계수주 등이 나올 예정이다.
17일에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열리며 미국 3월 주택착공건수·주택건축허가건수 발표와 4월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결정회의가 예정됐다. 18일에는 일본이 3월 전국 소비자물가지수를 공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