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AI 공약’ 경쟁, 국정 리더십 시험대 될 것

입력 2025-04-14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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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14일 인공지능(AI) 산업 육성 비전을 발표하며 “AI 투자 100조 원 시대를 열겠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가 대선 출마를 공식화한 후 첫 공개 일정으로 이날 서울 신사동에 있는 퓨리오사AI를 찾아 회사를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14일 인공지능(AI) 산업 육성 비전을 발표하며 “AI 투자 100조 원 시대를 열겠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가 대선 출마를 공식화한 후 첫 공개 일정으로 이날 서울 신사동에 있는 퓨리오사AI를 찾아 회사를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14일 대선 공약으로 인공지능(AI) 100조 원 투자 계획을 내놨다. 이 전 대표는 국내 AI 반도체 팹리스 스타트업인 퓨리오사AI를 방문하고 그동안 자신이 내놨던 국가 주도의 AI 등 첨단산업 투자 계획을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 앞서 페이스북에선 “정부가 민간 투자의 마중물이 돼 AI 예산을 선진국을 넘어서는 수준까지 증액하겠다”고 했다.

대선 출사표를 던진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AI 등 전략산업 육성으로 제2의 ‘과학입국’을 실현하겠다고 공약했다. 2035년까지 AI 세계 3강 진입, 과학기술 핵심 인재 100만 명 양성 등을 약속했다. 안 의원은 이 전 대표가 이른바 한국형 챗GPT를 전 국민이 무료로 사용하도록 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운 데 대해선 “무지하면 공공, 무료, 무조건 투자만 외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AI특별위원회를 공식 출범시키며 공약 경쟁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AI 영역이 차기 대통령의 경제·산업 공약 성패를 좌우할 격전지로 부상한 것이다. 각 후보 진영이 일궈내는 AI 담론과 이를 둘러싼 공방이 단순 기술 정책을 넘어 정당의 국정 철학과 리더십을 가늠할 주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AI 공약을 실은 수레바퀴는 이미 구르기 시작했다. 국민의힘 ‘AI 3대 강국 도약 특별위원회’는 민관협력 ‘원팀 전략’을 내세워 산업적 활용도와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 초점을 맞췄다. 민주당은 ‘AI강국위원회’를 통해 대규모 공공투자, 제도화, 사회적 대전환을 강조한다. AI 국민펀드 조성, AI 윤리 가이드라인 구축, 공공AI 서비스 확장 등이 주요 내용이다.

정치권 말 잔치는 요란하지만, 우리의 AI 현주소는 초라하다. 주목할 만한 AI모델도, 대규모 투자도, 국가전략 존재감도 없다. 미국 스탠퍼드대학 인간중심AI연구소(HAI)가 최근 발표한 ‘AI 인덱스 2025’ 보고서에서 주목할 만한 AI 모델로 평가받은 한국산은 단 1개다. 미국은 40개, 중국은 15개다. 전 세계가 AI에 본격 투자하면서 지난해 미국은 160조 원(전년 대비 62% ↑), 중국은 13조 원(20% ↑)을 쏟아붓는 동안 한국은 고작 1조9500억 원(4.4%↓)에 그쳤다.

이런 상황에서 각 대선 후보가 어떤 미래 청사진을 제시하느냐 하는 것은 결코 작은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헛구호 경쟁만 뜨거우면 우리 AI 경쟁력은 더 위축될 뿐이다. 국가적 낭비 우려도 커진다. AI 문제를 명확히 보고 실행 프로그램도 제대로 짜는 후보가 나와야 한다. 유권자도 밝은 눈으로 적격자를 추려내야 한다.

IT 강국 한국이 AI 후발 주자로 전락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혁신을 가로막는 낡은 규제 시스템 탓이 크다. 후보들은 제도적 함정들을 어찌 돌파할지 밝혀야 한다. 지난해 말 국회 관문을 넘은 AI 기본법은 진흥과 규제를 아우르는 골격이지만, EU 규제 모델에 치우칠 수 있다는 위험 요소가 있다. 자율 규제가 아닌 법률을 통한 규제라는 점이 특히 위험하다. 각 후보는 이에 대한 소신도 밝히고 함께 나아갈 길을 보여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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