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억 렌털 매출, 3000억 원대 축소도 영향
종합 생활가전 기업 쿠쿠의 구본학 대표가 국내 내수 침체 위기 지속과 렌털 사업 등의 악재 속에 해외에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쿠쿠는 19일까지 열린 ‘중국 수출입상품교역회(캔톤페어)’에 참가해 50여 개 주방 및 생활가전을 선보였다. 켄톤페어는 매년 두 차례 열리는 중국 최대 규모 무역박람회다.
쿠쿠는 박람회에서 밥솥, 인덕션, 블렌더 등 미식가전과 음식물 처리기, 식기세척기 등 가사를 돕는 가전 및 정수기, 무선청소기, 공기청정기, 비데 등 가전 라인업을 총출동해 신흥 시장 공략의 교두보로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앞서 11일에는 구본학 대표가 태국 최대 규모 도소매 유통기업인 ‘CP AXTRA’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해당 기업 산하 마크로(MAKRO)와 로터스(LOTUS’S) 매장을 통해 주방가전, 생활가전 등 쿠쿠 제품군을 태국 전역에 공급하기로 했다. 쿠쿠는 협약을 바탕으로 태국 내 제품 판매부터 마케팅 전략, 품질 관리까지 전 과정 현지화로 공략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관련 뉴스
쿠쿠가 해외 진출에 힘을 더하는 것은 내수 침체 지속 및 렌털업 부진 등과 무관치 않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작년 12월 계엄 사태 여파 이후 소비자 심리지수는 올해 3월까지 4개월 연속 기준치 100을 밑돌고 있다. 고금리, 고물가 부담이 가중되던 2023년 12월 이후 15개월 만이다. 침체된 소비 심리가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또 쿠쿠홀딩스의 주력 자회사 쿠쿠홈시스(정수기 등 생활가전)와 쿠쿠전자(밥솥 등 주방가전)는 지난해 각각 1조572억 원, 7480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전년보다 10.8%, 6.7% 성장세를 이어갔으나 홈시스 렌털 사업은 수년째 하향세다. 2020년만 해도 5000억 원을 웃돌았던 렌털 부문 매출은 지난해 3109억 원까지 떨어졌다. 쿠쿠전자의 주력 제품인 밥솥은 국내에서 70%가량의 압도적인 시장 지배력과 고가 제품 출시로 매출 하락을 방어하고 있으나 국내 밥솥 시장은 이미 성숙기에 이른 것으로 평가된다.
쿠쿠 관계자는 “내수를 신경 안쓸 수 없겠지만 해외를 보지 않으면 (생존하기 힘든) 그런 상황이 됐다”며 “기존에 해외에서 성과를 내는 등 잘 하고 있었지만 좀 더 진출할 기회들이 있으면 모색하라는 방향성이 있다. 담당 팀에서도 (진출) 시도를 계속하고 있는 만큼 예년보다 해외 사업 확대와 관련해 알릴 만한 일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