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석화 제품·가전 1분기 中수입, 전년 대비↑
가전 수입액, 2024년 역대 최고치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제조업 육성을 위해 보조금을 대거 투입한 중국 정부는 글로벌 수요를 초과하는 설비 능력이 생겨났다. 그런데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고율 관세로 미국 수출길이 막히자 상대적으로 수입 규제가 느슨한 한국을 수출 타깃 지역으로 잡았다. 실제 올해 1분기 한국에 유입된 중국산 품목이 1년 전보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한국무역협회의 ‘국가별 품목 수출입’ 통계를 분석한 결과 1분기 중국산 석유화학제품 수입액은 9억1300만 달러로 1년 전인 2024년 1분기(8억7900만 달러) 보다 3.8% 늘었다. 1월 2억9000만 달러, 2월 3억300만 달러, 3월 3억2000만 달러 등 매월 증가 추세다. 수입량도 1월 19만7810 t(톤), 2월 20만6020t, 3월 21만8291t 으로 갈수록 늘었다.
가전, 섬유 등 일상 속 품목에서도 중국산 공습은 계속되고 있다. 같은 기간 가정용 전자제품은 11억7000억 달러, 11만663t이 수입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11억1000만 달러, 10만8869t 보다 각각 5.4%, 1.6% 늘어난 수치다.
이른바 ‘백색가전’도 ‘메이드인 차이나’가 확산 중이다. 가정용 회전기기(MTI 824·가정용 전자제품 중 회전 동작을 하는 기기로 세탁기, 식기세척기, 진공청소기, 에어컨 포함)는 이 기간 누적 수입액 2억88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1억9600만 달러 대비 46.9%나 급증한 규모다. 수입량은 △1월 7580t △2월 8455t △3월 1만476t 으로 눈에 띄게 늘어났다. 특히 가정용 회전기기 수입액은 지난해 10억 4000만 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10년 전인 2014년 3억 6500만 달러의 세 배 가까운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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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가전제품은 국내에서 가성비를 앞세워 점유율을 높이는 추세다. 대표적 사례가 중국 로봇청소기 ‘로보락’이다. 로보락에 따르면 로보락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하반기 기준 40%대다. 실제 중국 청소기(MTI 8245) 수입액은 지난해 4억7900만 달러로, 2020년 2억2000만 달러에서 4년 새 두 배 넘게 증가했다. 중국 IT 공룡 ‘샤오미’도 지난 1월 한국법인 ‘샤오미 코리아’를 설립하며 본격적인 한국 시장 공략에 나선 상태다.
의류도 1년 전보다 수입 물량과 금액이 동시에 늘었다. 1분기 중국산 의류 10억9300만 달러, 6만2643t이 국내에 유입됐다. 지난해 동기 9억8400만 달러, 5만6318t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각각 11.1%, 11.2%씩 늘었다. 패션업계는 수입 제품의 내수 시장 점유율이 약 50%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 연구소장은 “관세 장벽으로 중국 제품이 국내 시장에 밀려 들어오면 지금도 저가인데 가격이 더 내려가 국내 기업들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