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0여 개 다채로운 프로그램…“역대 최대 규모”
가족 단위 방문객으로 북적여
“오직 과학 축제를 즐기러 대전에 왔어요”
4월 과학의 달을 맞아 대한민국 과학축제가 열린 17일 대전 엑스포시민광장. 예년보다 뜨거운 햇살이 내린 만큼 현장의 열기도 뜨거웠다. 올해 축제는 그간 개별적으로 열렸던 ‘대한민국과학축제’, ‘대한민국과학기술대전’, ‘대전사이언스페스티벌’ 3개 행사를 통합해 역대 최대 규모로 열렸다.
준비된 프로그램만도 850여 개에 달해 하루 안에 다 둘러보지 못할 정도로 현장이 컸다. 축제를 찾은 17일은 평일이었지만 어린아이를 동반한 가족 단위 관람객이 많았다. 대전 시민뿐 아니라 서울, 경기, 전남 등 전국 각지에서 찾아온 관람객들로 붐볐다.
현장에서는 공연과 체험 등 다채로운 과학기술문화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출연연·과기원 등이 참여하는 과학기술 체험·교육 프로그램부터 5대 국립과학관이 모두 참여하는 이동형 전시와 VR 체험 등이 이뤄졌다. 각종 퍼포먼스와 마술쇼는 물론, 사이언스피크닉, 과학 사진전 등 쉼터 공간도 준비됐다.
AI 추천 뉴스
현장에서 특히 많은 관람객으로 붐볐던 곳 중 하나는 ‘서울시립과학관&팹브로스 제작소’가 운영한 ‘멀리-빨리 미니카 제작 및 레이싱’ 프로그램이었다. 참가자들이 직접 나무 미니카를 제작해 겨루는 레이싱 대회로, 40여 명의 어린이가 참가를 신청했다. ‘통통 이지 까까 브로 네이마르 3세’, ‘온유르기니’ , ‘공쥬미니카’, ‘보라전차’ 등 다채로운 상상력이 담긴 미니카들이 자웅을 겨뤘다. 안양에서 온 12살 송주언 어린이는 안양 FC를 응원하기 위해 보라색으로 꾸민 ‘보라전차’ 를 만들었다.
이날 오후 3회차 레이싱에서 1등을 차지한 건 전남 목포에서 온 7살 김주원 어린이였다. 주원 어린이가 만든 ‘씽씽이’는 미니카를 멀리 날리는 ‘멀리’ 부문과 속도를 겨루는 ‘빨리’ 부문에서 모두 1등을 차지했다. 주원 어린이는 어머니와 함께 오직 과학 축제를 즐기기 위해 대전을 찾았다. 주원 어린이는 1등 비결에 대해 “주렁주렁 (장식을) 많이 달지 않고 단순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즐기는 체험형 프로그램뿐 아니라 관람객과 과학을 주제로 소통하는 ‘호기심 방송국’도 눈길을 끌었다. 호기심 방송국은 온라인으로도 진행됐는데, 이날 오후에는 과학 유튜버 ‘안될 과학’과 채은미 고려대 물리학과 교수가 ‘양자컴퓨터는 우리의 삶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라는 주제로 관람객과 소통하고 있다.
양자라면 딱딱하고 어려운 주제로 여겨지기 마련이지만, 객석이 꽉 찰 정도로 많은 관람객이 강연에 관심을 기울였다. 채은미 교수는 “컴퓨터가 등장한 이후로 세상이 바뀌었듯이, 양자 기술 역시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면서 “양자 컴퓨터뿐 아니라 양자 기술이 다른 기술과 함께 합해지면서 우리 상상을 뛰어넘는 세상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행사는 20일까지 엑스포과학공원, 대전컨벤션센터 제1·2전시장 등 대전 도심 일대에서 이뤄진다. 엑스포과학공원 및 대전컨벤션센터 제1전시장에서는 열기구와 드론 등 이색 체험 프로그램까지 다양한 즐길 거리가 있는 ‘호기심 테마파크’가 진행된다. 국내외 연사가 참여하는 세계과학문화포럼, SF 문학의 창의적 상상력과 과학적 탐구를 조명하는 문학정원 with 사이언스, 열기구와 드론 등이 구성된다. 대전컨벤션센터 제2전시장에서는 주요 국가전략기술 분야의 첨단기술과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출품작, 출연연 및 대학의 R&D 연구성과를 한 곳에서 볼 수 있도록 성과물을 전시하는 ‘호기심 연구소’가 진행된다.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이번 과학기술축제는 3개 행사를 통합 개최해 남녀노소 누구나 도심 속에서 과학기술을 직접 체험하고 즐길 수 있도록 준비했다”며 “가족, 연인, 친구와 함께 행사장에 방문하시어 과학기술에 대한 호기심을 경험하고, 즐기는 시간을 가지시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