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 협상 더딘 가운데 시장 불확실성 커져

미국이 무역 협상에서 이렇다 할 진전이 보이지 않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거듭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을 압박하면서 커진 시장 불확실성에 뉴욕증시는 21일(현지시간) 급락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971.82포인트(2.48%) 하락한 3만8170.41에 장을 마감했다. S&P500지수는 전장보다 124.50포인트(2.36%) 떨어진 5158.20에, 나스닥종합지수는 415.55포인트(2.55%) 내린 1만5870.90에 각각 거래를 끝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파월 의장이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 그는 항상 너무 늦고 틀리다”고 말한 데 이어 이날도 “파월 의장이 즉시 기준금리를 인하하지 않으면 경제가 침체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도 18일 브리핑에서 파월 의장 해임 관련 질문에 “대통령과 그의 팀이 그 문제를 계속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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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이 거듭 연준을 압박하는 모양새에 중앙은행의 독립성과 신뢰성이 훼손되고, 달러화 지위에 대한 의구심도 커졌다고 CNBC방송은 분석했다. 달러 가치도 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고, 안전자산 선호 심리 속 금값은 온스당 3400달러를 넘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마이클 그린 수석 전략가는 “행정부와 연준 간 긴장 관계가 선명해지고 있다”며 “사실상 코로나19 시기를 다시 겪고 있다. 불확실성으로 인해 무역에는 차질이 생겼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관세 영향을 상쇄하기 위한 어떤 형태의 부양책이든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무역 협상에 대한 진전이 없는 점도 투자자 신뢰도를 낮췄다. 중국도 오히려 “특정 국가가 중국의 이익을 희생한 대가로 (미국과의) 거래를 달성하는 것에 단호히 반대한다”며 다른 국가에 중국에 타격을 주는 미국과의 협상 가능성에 경고를 날리기도 했다.
US뱅크의 로버트 하워스 선임 투자 전략가는 CNBC에 “관세가 어느 방향으로 향할지 전혀 알 수가 없다”며 “불확실성이 지속된다면 기업 실적과 의사결정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3월 미국 경기선행지수(LEI)는 하락해 부진한 경기 흐름을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경제분석기관 콘퍼런스보드는 3월 미국 LEI가 전월 대비 0.7% 하락한 100.5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2월 하락률 0.2%보다 낙폭이 확대됐고 시장 예상치(0.5%)보다도 나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