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K-전자, ‘합종연횡’으로 돌파구 찾는다 [2025 ‘코피티션’ 上]

입력 2025-04-2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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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5-04-22 17: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삼성, 中 BYD·샤오미와 협력 가능성
삼성전기, BYD에 전장용 MLCC 공급
SK·TSMC·엔비디아 'HBM' 연대 강화
OLED TV 확대로 '삼성-LGD' 끈끈해져

글로벌 불확실성 확대에 ‘코피티션’(Coopetition, 협력과 경쟁의 합성어)이 기업경영 생존 전략의 키워드로 떠올랐다. 동종 업계간 경쟁과 협력을 동시에 추구하는 코피티션이란 용어가 학계에 처음 등장한 것은 1996년 베스트셀러 저서 ‘코피티션’을 통해서다. 이후 30여 년간 다양한 형태로 확산된 코피티션은 최근 대내외 복잡한 경영 환경 속에서 재조명되고 있다. 경쟁사와 협력해 가치를 창출하는 것은 불확실성 시대에 기업들이 선택할 수밖에 없는 돌파구다. ‘적과의 동침’ 없이는 생존할 수 없는 시대가 온 것이다. 합종연횡이 산업 생태계 전반으로 확산하는 배경과 기업들의 코피티션 생존 전략을 살펴본다.

▲중국 출장에서 돌아온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달 7일 오후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빠져나가고 있다. (이수진 기자)
▲중국 출장에서 돌아온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달 7일 오후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빠져나가고 있다. (이수진 기자)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인상 압박, 미중 갈등 심화 등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본격화하면서 국내 전자업계의 고심도 한층 깊어지고 있다. 기업들은 이러한 위기를 타파하기 위해 ‘연대’에서 해결책을 찾고 있다. 필요하다면 경쟁사와의 협력도 불사하겠다는 태세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은 전장 사업(차량용 전자·전기 장비)에서 중국 전기차 기업들과 적극적인 사업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직접 진두지휘 한다. 이 회장은 지난달 중국발전포럼(CDF) 참석차 중국을 찾아 비야디(BYD), 샤오미 본사를 잇달아 방문하면서 구체적인 사업 협력 성과를 이끌어냈다.

실제로 삼성전기는 최근 비야디에 전장용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 대규모 공급을 시작했다. 비야디는 세계 최대 전기차 생산 업체로 꼽힌다. 정확한 규모와 수주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시장에서는 계약 규모가 수천억 원대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MLCC는 전자제품 회로에 전류가 일정하게 안정적으로 흐르도록 제어하는 핵심 부품이다. 전장 부품이 대거 탑재되는 전기차에는 MLCC가 최대 1만8000개가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샤오미와도 전장 사업에서 시너지가 기대된다. 이 회장은 방중 기간 레이 쥔 샤오미 회장과 직접 만나 전기차 사업에 대한 협력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샤오미는 삼성에게 경쟁사이자 동반자다. 모바일 시장에서 샤오미는 지난해 출하량 기준 13.8%의 점유율을 차지하면서 2위인 삼성전자(18.2%)의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스마트워치 등 웨어러블 디바이스 시장의 경우 샤오미는 15.2%의 점유율로 2위를 차지하며, 4위인 삼성전자(8.1%)를 크게 앞선다.

다만 지난해 샤오미가 본격적으로 전기차 사업에 진출하면서 삼성전자와의 협력의 가능성이 생겼다. 샤오미는 지난해 3월 자사의 첫 전기차 ‘SU7’을 출시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슈퍼카급 ‘SU7 울트라’ 예약 판매를 시작했다. 6~7월에는 첫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전기차 ‘YU7’도 출시하며 빠르게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기존 내연 기관차에는 평균 200~300개 정도의 반도체가 탑재되는데, 전기차의 경우 1000~2000개로 대폭 늘어난다. 삼성전자는 다양한 차량용 반도체 라인업을 갖추고 있는 만큼 향후 양사 간 시너지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비야디처럼 삼성전기와 전장용 MLCC에서 협력할 가능성도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왼쪽)와 만난 최태원 SK그룹 회장 (자료출처=최태원 회장 SNS)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왼쪽)와 만난 최태원 SK그룹 회장 (자료출처=최태원 회장 SNS)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 선두주자인 SK하이닉스는 대만 파운드리 기업 TSMC, 미국 팹리스 기업 엔비디아와의 연대를 대폭 강화하고 있다. 특히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개화하는 6세대 HBM인 HBM4에서 독보적인 연합 전선을 구축했다는 평가다.

SK하이닉스는 칩의 두뇌 역할을 하는 베이스다이를 HBM3E(5세대)까지는 자체 공정으로 만들었으나 HBM4부터는 TSMC의 로직 선단 공정을 활용한다. 해당 공정을 통해 제품에 다양한 기능을 추가하고, 고객이 원하는 맞춤형 제품을 만들 수 있다.

이렇게 TSMC를 통해 생산되는 SK하이닉스의 HBM4는 엔비디아의 차세대 인공지능(AI) 칩 ‘루빈’에 대량 공급될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와의 HBM 공급망에서 사실상 독점적인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AI 칩은 진화할수록 맞춤형 트랜드가 강화하는 만큼 ‘SK하이닉스-TSMC-엔비디아’ 3각 협력 구도는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시장 확대로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 간 협력도 끈끈해지고 있다. 2023년 삼성전자는 10년 만에 OLED TV 시장에 재진출을 선언하고, LG디스플레이 83형 화이트 OLED 패널을 탑재한 모델을 출시한 바 있다. 올해는 42·48·55·65·77·83형 등 OLED TV 라인업을 확대한만큼 LG디스플레이의 패널 공급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 전자업계 관계자는 “최근에는 관세 인상 등 대내외적 리스크가 커지면서 기업 스스로 살아남기가 어려워진 상황”이라며 “동종·이종 기업 간 연대와 협력이 필수적이며, 갈수록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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