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지방 부동산 시장이 뚜렷한 양극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울산을 제외한 13개 지방 시·도는 14주 연속 누적 하락세를 기록했고 대구·부산·광주 등 일부 지역은 단 한 주도 상승하지 못하며 침체가 고착되는 모습이다.
22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통계를 분석한 결과, 올해 1월부터 4월 둘째 주까지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 14개 시·도 가운데 울산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아파트 매매가격지수가 누적 기준 하락세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아파트 매매가격지수가 단 한 주도 상승하지 못한 지역은 대구·광주·부산·경북·경남·전남·대전·제주·충남 등 9곳에 달했다. 이들 지역은 하락 폭의 차이는 있지만 줄곧 내림세를 이어가며 시장 침체가 지속되고 있다.
대구는 올해 들어 누적 변동률 약 -1.69%로 14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지방 14개 시·도 가운데 낙폭이 가장 컸다. 특히 1월 셋째 주(-0.16%), 2월 첫째 주(-0.21%) 등에서 낙폭이 컸으며 이달 들어서도 –0.09%, -0.12%를 기록하며 반등 기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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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대구는 동구, 북구, 수성구 등 주요 지역에서 실거래 기준으로 2년 내 최저가 거래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14일 동구 신서동 ‘대경넥스빌’ 전용면적 84㎡가 1억9000만 원에 거래돼 2년 기준 최저가를 경신했다. 직전 최저가인 2억 원보다 1000만 원 낮은 수치다. 같은 날 인근 ‘신서그린빌’ 전용 59㎡도 1억2000만 원에 거래되며 지난해 4월 평균가 대비 3400만 원 하락했다.
세종 역시 누적 변동률 –1.06%로 대구에 이어 두 번째로 큰 하락 폭을 보였다. 세종은 2021년 이후 하락세가 길게 이어진 지역이다. 다만 세종은 4월 첫째 주 -0.07%에서 둘째 주 0.04%로 1년 5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세종 아파트값은 대통령실 이전 기대감 등 정책 호재가 영향을 미치며 장기간 이어진 하락세를 마감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외에도 부산(-0.81%), 경북(-0.79%), 광주(-0.77%) 등은 회복세 없이 매주 소폭 하락을 반복하고 있다. 금리 부담, 인구 감소, 미분양 재고 등의 영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울산은 14개 지역 가운데 유일하게 누적 기준으로 0.1% 상승했다. 특히 1월 둘째 주에 0.01% 하락한 것을 제외하고는 보합 또는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울산의 상승 흐름에는 산업 회복과 주택 수급 불균형이 배경으로 꼽힌다. 특히 중장기 수급 불균형 우려도 집값 상승 요인으로 지목된다. 울산의 연간 적정 주택 수요는 약 5500가구로 추산되지만 공급은 2025년 4200가구, 2026년 3350가구, 2027년에는 2900가구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이에 따라 현장에선 신고가 갱신 사례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울산 남구 신정동 ‘문수로2차아이파크1단지’ 전용 101㎡는 지난달 3일 12억 원에 거래돼 한 달 전(10억8000만 원)보다 1억2000만 원 상승했다.
전북도 상승 전환 흐름이 나타나는 지역 중 하나다. 2월 셋째 주부터 최근까지 7주 중 5주가 보합 또는 소폭 상승(0.01~0.04%)을 기록했다. 세부 지역별 수요 회복과 공급 안정화 영향이 일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지방 주택시장 중 단기적 기대감과 정책 호재로 반등 조짐을 보이는 곳이 있다"며 "하지만 지방 주택 시장은 인구 이탈, 산업기반 약화 등으로 공급 과잉 현상을 겪고 있는 곳을 위주로 하락세가 고착화 되면서 지역별 양극화가 심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