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영 삼성경제연구소 소장은 내년 한국경제는 원화 강세, 고유가, 고금리의 3고로 인해 경기회복이 지연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정 소장은 이어 이 같은 대외 요인 변화에 대해 가격변수의 급등락을 다소 완화시키는 미세조정 외에는 적절한 정책수단이 없기 때문에 신중한 출구전략 시행 등 지속적인 위기관리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 소장은“글로벌 금융 불안 관련 지표가 리먼 파산 사태 이전 수준으로 복귀했다”며 “동유럽 국가들의 부도나 미국 상업용 모지기 부실로 인한 금융기관 부실 확대 등의 잠재적 불안요인들이 현실화될 가능성은 감소했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경제에 대해서도 예상을 상회하는 회복세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그는 “2009년 상반기 중 정부는 전년동기대비 57%가 증가한 171조5000억원의 예산을 집행했고 상반기 중 주요사업비의 65%를 조기 집행하는 등 경기급락에 신속히 대응한 게 주요 원인”이라고 말했다. 또 자산가격 상승에 따른 소비회복과 고환율과 기업의 위기탈출 노력으로 인한 실적개선을 원인으로 들었다.
정 소장은 “올해 위기에도 휴대폰, LCD, 자동차 등 주요 업종에서 사상 최고의 마켓쉐어를 달성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2010년 우리나라 경제 전망에 대해 1인당 GDP가 원화가치 상승에 힘입어 2만달러 대에 재진입할 것으로 내다봤다. 경제성장률도 올해 0.2%에서 내년 3.9%로 예상했다.
정 소장은“하지만 2010년에도 실질 GDP 규모는 장기 추세치 대비 28조원 하회할 것”이라고 말했다.민간 소비도 고용상황 개선 및 임금 회복으로 예상보다 빠른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그는“고용이나 노후 등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지속되고 가계부채가 증가하며 민간 소비 확대를 제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 소장은 이어 출구전략에 대한 논의는 많지만 아직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그는“세계적으로 유동성 공급 축소 등 비상조치 해제는 이미 부분적으로 시작되고 있으며금리 인상 및 재정건전화 조치 등도 논의 단계”라며 “하지만 출구전략이 빠르면 더블딥을 맞이 할 수도 있다. 출구전략은 경제가 확실히 살아가는 것을 보고 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출구전략에 대해 “재정정책의 출구전략은 잠재성장률 이상의 경기회복 후 실행해야한다”며 “정부는 내년에도 안정적 경기회복을 위해 재정확대 기조를 유지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