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책 도둑질 하는 '지식인?'

입력 2009-12-21 17:07 수정 2009-12-22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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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에서 진행하고 있는 '지식인의 서재'는 유명 지식인들이 추천하는 좋은 책으로 지식을 나누는 문화공간이다.

특히 오프라인 상에서도 이들이 추천하는 많은 책들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지난 2006년부터 32군데 스타벅스 매장에 지식인들이 기증한 책들을 비치하고 있는 것.

우리나라 성인 남녀 독서량이 월평균 0.8권, 연평균 11.9권인 것을 감안해 볼 때 이러한 독서환경 제공은 바람직하다.

하지만 좋은 취지와 목적으로 제공되는 서비스임에도 불구하고 책을 훔쳐가는 등 비양심적인 독자들의 모습이 종종 보이기도 해 안타깝다.

실제로 지난 6월부터 11월까지 6개월간 스타벅스 매장내 지식인 도서 분실률을 조사한 결과, 평균 57%라는 높은 수치가 나왔다.

이는 전체 32개 매장 당 15권의 책이 매달 총 480권이 비치된다는 것을 감안하면 6개월간 2880권중 약 1642권의 도서가 도난을 당했다는 얘기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대학가에 위치한 대부분의 스타벅스 매장 도서 분실률이 상당히 높다는 사실이다.

H대점의 경우 전국 스타벅스 매장중 매출이 거의 바닥이라는 추측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도난률은 평균치를 훨씬 웃도는 71%에 달한다.

H대 뿐만 아니다. H'대 정문점은 86%, Y정문 84%, S여대점 65%, S'대 64%, S대 50% 순으로 지식인이라고 자부하는 대학생들의 문화공간이 비양심적인 공간으로 전락했다고 여겨진다.

유동인구가 많은 신촌점이 86%가 나왔다는 점은 이해가 가지만 그외 대학가에서 조사된 수치는 지나치게 높다. 좋은 의도로 마련된 스타벅스 지식인의 서재 공간은 이 같이 지속적으로 높아지는 도난률로 인해 기대 만큼의 효과를 얻지 못했다.

최근 앞서 언급한 스타벅스 지식인의 도서서비스 뿐 아니라 저조한 대한민국 국민들의 독서량 향상을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독서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하지만 위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좋은 취지에서 시작된 문화공간이 선진 공중문화가 형성되지 않아 본래의 목적이 상쇄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인터넷 강국이라고 불리는 대한민국이지만 정작 제대로 된 인터넷 문화가 형성되지 않아 문제가 많이 발생하고 있듯 독서에 대한 의식 수준도 마찬가지다.

독서 강국 대한민국으로 불리기 이전에 양심적인 개인 윤리의식 부터 돌아보고 그 후에 스스로의 자발적 관심과 호응으로 이어져 선진 독서 문화를 형성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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