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르포] 고유가·이상기후에 한숨짓는 꽃시장 상인들

입력 2010-05-11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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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대목은 '옛말' ... 공급가 상승해도 판매가 못 올려 '이중고'

▲9일 양재동 화훼공판장 지하에 위치한 생화판매장. 많지 않은 사람들이 꽃을 고르고 있다.

어버이날과 스승의 날이 있는 5월은 꽃시장 상인들에겐 대목이지만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 이상기온현상에 따른 일조량 부족으로 꽃 출하량이 크게 줄었고 유가가 치솟아 생산비와 운송비도 올랐기 때문이다.

1991년부터 20년 가까이 서울의 대표적 화훼유통단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서초구 양재동 화훼공판장. 어버이날 다음날인 9일 오전 한숨 돌린 이곳을 찾아가 봤다.

◇ 5월 대목에 한숨짓는 상인들 = 오전 8시가 지난 시간이지만 분화온실 가동의 60개 점포중 12곳만 상인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생화 매장에는 72개 점포가 있었지만 다섯 곳 걸러 한 곳 정도만 문을 열었다.

지하 1층 생화판매장에서 10년째 가게를 운영한 장 모씨(58·여)는 6일 새벽부터 8일 밤까지 한숨도 못 자고 가게를 지켰다. 9일 새벽이 돼서야 가게에서 쪽잠을 잔 게 전부다. 꽃을 하나라도 더 팔기 위해서다.

장 씨는“대목인데 자리를 비울 수가 있나. 더군다나 올해는 출하량도 줄고 마진도 떨어져 집에 가지 못했다”고 말했다.

올해는 지난해에 비해 카네이션 가격이 급등했다. 지난해 한 단(10송이)에 5000~8000원 하던 공급가가 1만~1만3000원으로 무려 두 배 가까이 치솟았다.

4월까지 눈이 내리는 등 이상기후가 지속됐고 기름값이 꾸준히 오른 탓이다. 특히 개화기인 3~4월의 일조량이 예년에 비해 적었다. 기상청에 따르면 3월 상순부터 4월 중순의 전국 평균 일조시간이 평년치의 73% 수준인 271.4시간에 불과했다.

상인 최 모씨(35·여)는“개화시기에 일조량이 적었기 때문에 하우스 재배를 해도 생산비가 많이 오를 수밖에 없다”며“매출이 지난해 이맘때랑 비교해 보면 반밖에 안 된다”고 하소연했다.

유가 상승도 한몫 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달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국제유가 상승으로 국내 기름가격은 지난해 이맘때 보다 11.2% 뛰었다. 하우스 재배 농가의 경우 온도 유지를 위한 기름소비가 높아지면 그만큼 생산비가 늘어났다.

20년 넘게 장사를 해온 김 모씨(46·남)는 손님이 하나도 없는 한적한 가게를 지키고 있었다. 그는“기름 값이 오르면 온실 유지비 뿐만아니라 운송비도 오르기 때문에 꽃값은 유가 등 경기에 가장 민감하다”고 말했다.

▲양재동 화훼공판장의 1층 분화온실.
◇ 공급가 2배 올라도 꽃값은 그대로 = 지난해 카네이션 한 송이의 소비자 판매가격은 1000~1300원이다. 올해 1300~1500원에 판매된 걸 감안하면 소비자는 카네이션가격의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한다.

꽃을 사기 위해 온 김 모(47·여)씨는“화훼공판장을 자주 찾는데 가격이 비싸졌다는 생각은 별로 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상인들은 가격이 비싸지면 사람들이 잘 사지 않기 때문에 가격을 크게 올릴 수 없으며 꽃은 시들기 전에 처리해야 하는 특성 때문에 이윤을 많이 남기지 않고서라도 팔아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줄어든 이윤을 맞추기 위해 상인들은 바구니에서 꽃의 양을 줄이거나 가격이 싼 중국산을 섞어 판매한다. 따라서 한 송이씩 사는 경우가 아니면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느끼게 되는 것이다.

생화를 판매하는 김 모(46·남)씨는“만약 중국산 꽃이 수입되지 않았다면 가격이 두 배로 올랐을 것”이라며 “그나마 중국산이 있어서 꽃 가격을 비슷하게 맞출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오는 15일 스승의 날이다. 상인들은 "학생들이 쉬는 토요일이라 꽃 판매에 큰 기대를 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또한 빨리 경기가 풀려 사람들이 꽃을 많이 샀으면 좋겠다는 간절한 바람을 전했다.

기획취재팀 = 김하늬, 박엘리, 한옥주, 홍석조, 최재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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