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바르샤, 실력에 걸맞게 프로다운 매너 갖춰야...

입력 2010-08-05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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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심에 상처를 받은 많은 K리그 팬 여러분과 한국 축구관계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의 뜻을 전합니다"

수 많은 축구팬들의 기대를 모았던 '바르셀로나 초청 K리그 올스타전 2010' 경기는 결국 한국 프로축구 연맹의 사과로 마무리 됐지만 적지 않은 오점을 남겨 뒷맛이 개운치 않다.

세계 최고의 명문구단 FC바르셀로나의 매너가 그 명성을 따라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K-리그 올스타팀과 친선경기를 위해 지난 2일 입국한 바르셀로나는 시종일관 무성의한 태도를 보였다. 스페인 우승을 이끈 스페인 대표 선수들은 입국자명단에 포함되지 않았고 이름도 들어보지 못한 유소년 멤버들이 주를 이뤘다.

이는 LA 갤럭시와의 친선 경기를 위해 스페인 대표팀 선수들을 모두 불러들인 바르셀로나의 최대 라이벌 레알 마드리드와 대비되는 모습이다.

스페인 대표팀 선수들에게 휴가가 필요해 함께 오지 못했다는 호셉 과르디올라 바르셀로나 감독의 말은 궁색한 변명에 불과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인천공항에서 가장 뜨거운 환영을 받은 리오넬 메시는 입국기자회견에서 한국에 대한 느낌을 묻자 “자느라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는 무성의한 답변으로 팬들에게 실망을 안겨줬다.

바르셀로나의 실망스런 모습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다음날 과르디올라 감독은 메시가 출전하지 않을 경우 위약금(약6억원)을 내야 한다는 것을 모른채 컨디션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메시를 출전시키지 않겠다고 폭탄선언을 했다가 5시간 만에 이를 번복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이 결국 위약금 지불과 팀의 이미지 실추를 막기 위해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메시를 출전시키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이후 바르셀로나는 팀 사정에 의해 공식 일정을 취소하거나 변경하는 등 팬들에 대한 서비스와 배려는 찾아 볼 수 없었다.

과거 명문클럽과의 경기와 비교하면 관중 수도 급격히 줄었다. 지난해 7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FC 서울의 친선경기에선 7만여 명의 팬들이 모였지만 이날 경기장에는 당시보다 반으로 줄어든 3만여명의 관중만이 경기장을 찾았다.

이날 경기장을 찾은 일부 팬들 역시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해 눈살을 찌뿌리게 했다. 화가 난 일부 팬들은 항의 표시로 바르셀로나의 최대 라이벌인 레알 마드리드의 유니폼을 경기장에 걸었다. 후반전에는 바르셀로나의 유니폼을 입은 팬이 경기장으로 난입해 경비원에게 끌려나가는 국제적 망신을 샀다.

주최측인 한국프로축구연맹과 스포츠앤스토리의 미숙한 진행도 이번 사태를 야기시킨데 일조를 한만큼 뼈를 깍는 반성이 수반돼야 한다는 원성이 높아지고 있다. K-리그 선수들이 해외 명문구단의 들러리가 되는 이같은 사태가 재발되지 않도록 보완책을 강구해야 한다.

세계 최고의 명문구단이라면 그 실력에 걸맞은 매너도 뒷받침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친선경기를 돈벌이의 수단으로만 생각하는 바르셀로나의 뒷모습에 씁쓸한 마음을 감출 수 없다.

팬들이 있어야 세계적인 구단과 스타도 존재할 수 있는게 아닌지 되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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