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중국에게 세계 2위 경제대국 자리를 빼앗긴 일본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중국의 국채 매입과 관련 정부가 발끈하고 있는데다 희토류 수출 제한과 함께 업계가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중국 어선과 일본 해안경비선의 충돌 사고까지 겹쳐 양국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3회에 걸쳐 中·日 양국의 현황을 짚어본다)
<글 싣는 순서>
① 日 가전ㆍ자동차ㆍ소재업계, 脫희토류 선언
② 日 “중국, 국채매입으로 엔고 부채질 말라”
③ 센카쿠열도서 中ㆍ日 선박 충돌...외교분쟁으로 번지나
일본 정부가 경기 회복을 위협하며 정치 문제로까지 번지고 있는 엔화 강세와 관련해 중국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엔이 달러 대비 15년래 최고치에 또다시 근접한 9일 노다 요시히코 일본 재무상은 참의원 재정금융위원회 증언에서 엔고의 한 요인으로 최근 중국의 활발한 일본 국채 매입을 지목했다.
노다 재무상은 “중국의 진짜 의도를 모르겠다”면서도 “추이를 지켜보고 이 문제에 대해 중국과 긴밀하게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중국은 일본의 이 같은 입장에 강하게 반박하고 나섰다.
중국 외무부의 장 유 대변인은 9일, 자국의 외환보유고와 관련해 “안전성과 유동성, 수익률 등의 원칙 하에 다각적인0 전략을 취하고 있을 뿐”이라고 강조하며 “외환보유고 관리와 일본 국채 매입은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고 못박았다.
외환보유고를 관리하는 중국외환관리국(SAFE)은 일본국채 보유 규모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고 있다.
다만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일본 재무성 자료를 인용해 중국이 올 들어 7개월간 2조3000억엔(약 274억달러) 가량의 일본국채를 매입했다고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앞서 노다 재무상은 일본 정부의 자금조달 측면에서 투자가 기반을 다양화할 수 있다며 중국에 의한 일본국채 매입에 환영의 뜻을 표한바 있다.
그러나 일본의 경기가 둔화하는 가운데 천정부지로 치솟는 엔화 탓에 일본 수출기업과 야당으로부터 대응책을 마련하라는 요구가 빗발치면서 입장이 달라진 것.
엔화는 지난 8일 한때 달러당 83.35엔으로 15년 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9일에는 달러당 84.61엔으로 다소 기세가 꺾였다. 달러는 올해 들어 엔화에 대해 10% 하락했다. 중국 정부가 위안화 환율을 달러에 고정시키고 있는 영향이 크다는 지적이다.
다만 일본 정부는 엔고 이유에 대해 중국에 의한 일본 국채 매입이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보고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여기다 미국의 경기 둔화와 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초저금리 정책을 지속할 것이라는 관측이 달러를 계속 압박, 상대적으로 엔화 값을 끌어올리고 있다.
또 일본의 경상수지 흑자가 계속되는 것도 엔고 요인 가운데 한가지로 지목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처럼 통화 문제가 중일 양국관계를 복잡하게 만드는 하나의 요인이 되고 있다며 양국의 무역과 투자는 증가하고 있지만 긴장감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센카쿠열도 인근에서 중국 어선이 일본의 순시선에 충격을 가한 사건이 발생한 것도 가뜩이나 예민한 양국간에 외교적 긴장을 높이고 있다고 WSJ은 덧붙였다.
노다 재무상은 조만간 위안화 표시 증권의 매입을 제한하는 중국의 엄격한 규제에 대한 불만을 중국 정부에 전달한다는 방침이다.
그는 “중국 당국이 일본 국채를 매입하면서 자국의 국채를 사지 못하게 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중국은 최근 몇 개월간 사실상의 위안화 절상 등으로 해외에 문을 열었지만 일본에 대해서는 중국 국채에 대한 접근을 제한하고 있다. 이것이 일본의 심기를 더욱 자극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