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이 됐던 수능 언어영역 46번 문제에 대한 교육과정평가원의 공식 발표에도 불구하고 논란은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교육과정평가원은 29일 해당 문제에 대해 '정답 확정' 발표를 했지만 채권 전문가들은 "말이 되지 않는 그래프"라고 입을 모은다. 수험생과 교육계에서는 "지문 안에서 독해와 문제풀이를 해야 하는 언어영역이지만 내용이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거나 오류가 발생하면 곤란하다"며 "언어영역 지문을 통한 학습효과도 생각해볼 문제다"고 반박했다.
대우증권의 채권 관계자 역시 평가원이 내놓은 정답 확정 발표를 수긍하지 못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일단 채권이 발행되면 그래프는 발행 당시 금리와 이자지급구조가 결정돼 있다" 며 "시중금리가 변동해도 기존 채권그래프가 통째로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그래프가 생성(새로운 이자지급구조를 가진 채권 발행)되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삼성자산운용의 채권매니저 강씨는 "평가원의 말대로 '시중금리'로 놓고 본다면 이제는 '㉠만기일이 다가올수록 채권 가격은 금리 변화에 덜 민감해진다' 의 보기가 오류를 빚는다"며 새로운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을 만기일과 시장금리로 보면 전혀 설명되지 않는다. 만기일이 가까워지면 해당 채권의 금리변화에 둔감해지는 것이지 시장금리에 둔감해지는 것이 아니다"고 분석했다. 또 "주어진 그래프는 금리와 채권가격의 역의 상관관계를 보여주는데 이를 시장금리로 놓고 보면 (c)는 해당채권의 시장금리가 변하지 않는데 채권가격만 떨어지는 경우를 그렸다. ㉡의 정답이 (c)가 되려면 ㉠도 금리와 무관해야 하는거 아닌가"라며 의혹을 제기했다.
한편 이화여대 국문학과 정모 교수는 "출제위원으로 나가본 적도 있지만 언어영역의 특성상 100% 완벽한 문제는 힘들다. 논란이 된 46번 문제는 다른 문제들에 비해 완벽성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 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대다수를 납득시킬 논리가 평가원에 있다고 본다. 큰 무리가 없는 이상 번복되기는 힘들겠지만 앞으로 좀 더 완성도가 높은 문제를 출제해야한다는 데에는 동의한다"고 말했다.
교육과정평가원 김정호 수능연구관리 본부장은 "이번 46번 문제는 자체적으로 지문 내에서 문제를 풀면 오류가 없다는 결론을 얻었다"면서도 "앞으로 언어영역 지문일지라도 현실 경제나 정치 등을 잘 반영하고 잡음이 나오지 않도록 만들어 그 자체만으로도 교육적인 목적을 달성시킬 수 있도록 논의가 필요하다는 점은 인정한다"고 앞선 전화인터뷰에서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