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부실 사립대에 대한 재정 지원을 제한하고, 하위 15% 국공립대의 정원을 줄이는 등 전반적인 대학 구조조정을 강력히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정부의 이런 방침은 최근 대학등록금 완화를 위해 정부가 대학에 재정을 지원하더라도 부실대학 정리 등 대학 구조조정이 선행돼야 한다는 여론에 따른 것이다.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16일 오후 서울 프레지던트 호텔에서 열린 국공립대 총장들과의 간담회에서 "전국 31개 국공립대에 대한 평가체제를 갖춰 하위 15%에 대해서는 정원을 감축하겠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등록금 문제를 해결하려면 대학들의 경쟁력도 제고해야한다. 사립대에 대해서는 이미 강도높은 구조조정이 추진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장관은 "2018년이 되면 대입 정원이 고교 졸업생보다 많아지는 역전 현상이 벌어진다. 경쟁력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국공립대가 사립대보다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은 것도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사립대에 대해서는 훨씬 강도높은 구조조정이 이뤄질 것이기 때문에 그에 상응해 국공립대도 정원 감축 정도의 고통은 나눠야한다"며 "(정원을 감축해도) 실제 국공립대 비율이 줄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장관은 "정부가 교육역량강화사업을 하고 있는데 그동안 국립대와 사립대를 묶어서 평가했지만 앞으로는 분리해서 평가하려고 한다"며 "국공립대는 국공립대끼리 경쟁하는 체제를 갖춰야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교육역량강화사업에서 사립대의 경우 신청 대학 중 50%는 탈락하고 있지만 국공립대는 거의 탈락하는 사례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이주호 교과부 장관과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은 지난 15일 오후 만나 "부처간 유기적 정보교환을 통해 대학에 재정을 지원할 때 부실대학을 제외하는 등 대학 구조조정 추진에 긴밀하게 협력하자"고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두 부처가 대학의 연구개발, 인력양성 등을 위해 지원하는 예산은 관련 정부 예산의 75% 수준인 1조5천901억원(교과부 1조1천401억원, 지경부 4천500억원)으로 교과부는 "이번 결정으로 대학 구조조정이 크게 촉진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교과부는 취업률ㆍ재학생 충원율ㆍ전임교원 확보율ㆍ교육비 환원율 등이 최하위 수준인 부실대학 23개를 대출제도 이용 제한대학으로 지정하고 있다.
하지만 대출 제한 대학에 116억원의 정부 재정이 지원되는 등 부실대학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았다.
또 부실대학에 해산 통로를 열어주는 대학구조조정 법안도 정부입법과 의원입법으로 2009년과 2010년 발의됐으나 논의조차 되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주호 장관은 지난 8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대출 학자금 제한 대학을 올해는 전체 대학의 15%인 50개 대학으로 늘려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구조조정이 진행 중인 13개 대학의 경우 구조조정을 고의로 지연하는 등의 문제가 생기면 대학 폐쇄나 사립재단 해산 등 강경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