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IT업종을 필두로 글로벌 기업의 기업공개(IPO)가 잇따르고 있다. IPO 열풍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IT산업이 IPO를 통해 다시 한번 글로벌 경제를 주도하고 있다는 평가가 대두되고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10여년전의 기술주 거품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힘을 얻고 있다. 3회에 걸쳐 전세계적인 IPO 열풍을 진단하고 그 여파를 진단한다.)
<글 싯는 순서>
① 10년만에 최대 활황...미국서만 300여 기업 IPO 줄섰다
② 와신상담 벤처캐피탈 업계, 날개 다나
③ 부활하는 실리콘밸리, IPO 열기에 맨션 품귀현상까지
글로벌 벤처캐피탈(VC) 업계가 부활하고 있다.
2000년대 초 나스닥 거품 붕괴로 추락했던 벤처캐피탈이 링크드인을 필두로 인터넷 업계에서 일고 있는 기업공개(IPO) 붐에 힘입어 기사회생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1분기 벤처 기업들의 자금조달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76% 급증한 71억달러(약 7조6500억원)에 달했다.
미국에서만 300여 기업들이 올해 IPO를 계획하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업계 최초로 IPO에 나선 링크드인은 놀라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IPO에 성공한 링크드인의 시가총액은 현재 72억달러다.
첨단기술업종의 대박 신화를 재현한 셈이다.
그루폰도 올해 IPO를 추진할 계획이며 온라인게임 개발업체인 징가 역시 이달 말 IPO를 목표로 하고 있다.
비상장 기업들의 주식을 거래하는 장외시장인 셰어스포스트 웹사이트에서 내년 상반기 IPO가 예상되는 세계 최대 SNS업체인 페이스북의 가치는 528억달러에 달한다.
아직 IPO 계획을 발표하지 않은 트위터의 가치도 66억달러로 불어났다.
첨단기술기업의 IPO 성공은 벤처캐피탈 업계의 대박으로 이어지고 있다.
사실 벤처캐피탈 업계는 지난 10년간 위축을 면치 못했다.
전미벤처캐피탈협회(NVCA)에 따르면 벤처 기업들은 지난해 125억달러 규모의 자금을 조달했다.
이는 2008년에 비해 52% 급감한 것이다. 7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닷컴(dot.com) 버블 붕괴와 글로벌 금융위기로 파산하는 벤처캐피탈이 늘어나면서 IT기업의 성장 기반이 무너진 영향이 컸다.
1990년대 말 IT산업의 급성장으로 투자자금이 몰렸지만 수익성이 무너지면서 닷컴 버블이 붕괴한 것이 벤처 기업과 벤처캐피탈의 동반 몰락이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IT산업의 돌풍은 전자상거래를 비롯해 신경제 혁명과 함께 전반적인 생산성을 끌어올렸지만 투자자들의 탐욕과 기업의 이기심이 맞물린 결과였다.
세계적인 컨설팅업체 언스트앤영은 IPO 가뭄으로 지난해 1분기 벤처캐피탈 업계의 활동이 47% 줄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지난해 10월 미국에서 최소 한 곳 이상의 투자를 받은 벤처 기업은 전년 동기의 313개에서 167개로 감소했다.
IPO가 다시 활기를 찾았지만 벤처캐피탈 업종에서도 격차가 더욱 벌어지고 있다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다.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은 인터넷 기업들에 투자한 업체는 놀라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업계 대부분은 여전히 자본을 마련하기 위해 발버둥 치고 있다.
잘나가는 대표적인 벤처캐피탈은 세콰이어캐피탈과 그레이록파트너스, 액셀파트너스 등이다.
이들은 구글과 애플 등 실리콘밸리 벤처 기업들에 주로 투자했다.
지난달 IPO에 성공한 링크드인은 세콰이어캐피탈과 그레이록파트너스에 20억달러 이상의 순이익을 안겨줬다.
뉴엔터프라이즈어소시에이츠와 액셀파트너스는 그루폰의 IPO가 성공하면 50억달러 규모의 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뉴욕 소재 법률회사인 미켈만앤로빈슨의 데이비드 슈워츠 이머징기업·벤처캐피탈 부문 공동 의장은 “성장하는 벤처캐피탈은 더욱 성장하고 있으며 가치가 높은 제품과 기업들을 찾고 있다”면서 “벤처캐피탈 업계의 불균형이 심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IT 업계에 확산되고 있는 버블론이 현실화하면서 벤처캐피탈 업계 역시 불안하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증시에 화려하게 등장했던 인터넷 라디오회사인 판도라의 주가는 상장 이튿날 폭락했다.
링크드인도 상장한지 열흘이 채 되지 않아 하락세를 타며 버블 논란을 부추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