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들이 인도의 동네슈퍼 ‘키라나스’ 공습에 나섰다.
폭발적인 성장력을 보이는 인도의 소매유통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서 동네상권을 주름잡고 있는 키라나스를 대적할 만한 대항마로 ‘콤팩트하이퍼마켓’이 각광을 받고 있다고 경영컨설팅업체 AT커니가 최신호를 통해 전했다.
인도는 구매력 기준으로 3조5000억달러에 이르는 세계 4위 소비시장이다.
경제전망 전문기관인 글로벌 인사이트는 인도가 2020년에 구매력 기준으로 9조8000억 달러에 이르는 거대 소비시장으로 탈바꿈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구매력이 높은 중산층이 급증하면서 인도의 소매유통 시장은 가파른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폭발적인 성장세에 수많은 글로벌 유통업체들이 인도 진출에 나섰지만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AT커니에 따르면 4350억달러에 달하는 인도의 도시 소매시장에서 조직화된 유통업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7%에 불과하다.
글로벌 기업들이 인도의 도시 구석 구석에 상권을 잡고 있는 키라니스 만큼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AT커니는 지적했다.
인도의 키라니스는 아파트나 개인주택 부근에 위치해 최적의 접근성을 확보한 데다 각종 제품을 집앞까지 배달해주는 서비스로 단골고객을 만들고 있다는 평가다.
AT커니는 그러나 현지 인도인들도 조금씩 글로벌 유통업체가 제공하는 다양한 제품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하면서 인도 소매시장의 빗장이 열리고 있다고 전했다.
AT커니는 인도 소매시장의 개방움직임을 적극 활용하려면 4000~6000평방피트 정도의 중소형 매장에 대형유통 업체가 제공하는 제품의 핵심라인만 옮겨놓은 콤팩트하이퍼마켓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충고했다.
일례로 까르푸는 지난해 인도 퓨처그룹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프랜차이즈 형태의 매장 개설에 합의했다.
스페인 패션 브랜드 ‘자라’는 타타그룹과 합작 형태로 지난해 인도에 첫발을 디뎠다.
정부의 외국투자 개방의지도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AT커니는 전했다.
조티라디샤 신디아 인도 상무부 장관은 지난 6일 영국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4개월 내에 유통시장을 외국인들에게 개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도가 슈퍼마켓 등 소매 유통시장을 수개월 내 외국 기업에 개방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현재 인도는 테스코 등 외국 유통업체들이 여러 브랜드의 상품을 한 매장에서 소비자들에게 직접 판매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자국 소매업체들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외국 기업은 도매업이나 단일 브랜드 소매업체 지분 51%를 보유하는 방식으로 인도에 진출해 있다.
하지만 이번 개방정책으로 월마트 테스코 까르푸 등 글로벌 유통업체들이 인도 시장에서 자유롭게 영업을 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인도 정부는 외국 기업이 소매 유통업에 참여함으로써 인도의 물류 및 식품가공 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