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자동차에 공식적인 노동조합이 설립됐다.
르노삼성차 노동자 100여명은 지난 21일 부산 노동복지회관에서 노동조합 출범식을 가졌다. 이날 행사는 노조 경과보고, 지회 규칙제정, 임원선출, 대의원선출 순으로 진행됐고 행사 종료 후 곧바로 금속노조 부산지회에 가입하고 공식적인 산별노조 지회로 인정받았다.
또 22일 오전 여의도 금속노조 사무실에서 금속노조 가입 및 노조 출범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이로써 2009년 노사대타협으로 금속노조를 탈퇴한 쌍용차를 제외한 현대차와 기아차, 한국GM, 타타대우상용차, 대우버스 등 완성차 6개사가 금속노조 소속이 됐다.
르노삼성차 전체 직원은 부산공장에 4000여명, 서울과 나머지 지역 정비, 영업 분야에 1650여명 등 총 5650여명이다. 이 가운데 노조 출범 시점 기준 조합원은 200여명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22일부터 부산공장 생산직 노동자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노조가입 신청서를 접수할 계획이다.
지난 7월 복수노조 허용 이후에 출범한 이번 르노삼성 노조는 사실상 회사의 첫 번째 노동조합이다. 지난 2009년 영업본부 소속 차·부장급 직원 10여명을 중심으로 노동조합이 설립됐으나 이후 별다른 활동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르노삼성은 그동안 노동조합을 대신해 ‘사원대표협의회’를 유지해왔고 이를 통해 임단협을 비롯한 다양한 현안에 대해 사측과 협상해왔다. 프랑스 르노그룹이 2001년 삼성자동차를 인수한 이후에도 노무와 생산관리 전반에는 ‘삼성’의 분위기가 가득하다는 평가도 이어졌다. 이를 통해 11년 연속 무분규 사업장이라는 기록을 이어왔고 매년 임금 및 단체협상도 무난히 타결돼왔다.
이러한 르노삼성차의 노조설립과 관련해 자동차업계는 물론 산업계 전반의 이목이 집중돼 있다. 자동차업계에서 대표적인 무분규 사업장으로 알려진 르노삼성의 노조설립으로 인한 향후 파급효과가 적잖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자동차업계의 임금 및 단체협상은 언제나 동종업계 다른 회사의 수준을 참고해왔다. 지난 7월 기아차의 경우 사측의 통큰 제시안을 노측 협상단이 기꺼이 받아들이면서 ‘최단기간 노사합의’라는 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가 부결되는 등 진통을 겪었다. 현대차 임단협이 이어지는 가운데 성급하게 합의안을 이끌어냈다는 조합원의 여론이 팽배했기 때문이다. 기아차는 최근 급성장한 실적에 따라 현대차 수준에 버금가는 임급 및 단체협상안을 제시해왔다.
이처럼 자동차 업계의 임단협은 언제나 동종업계 다른 노조의 단체협상에 영향을 미쳐왔다. 여느 사업장에 비해 강성 노조로 알려진 자동차업계는 경쟁업체의 임단협 결과를 예의주시하며 이를 바탕으로 사측과 협상에 나서왔다. 때문에 르노삼성의 노조 설립이 향후 현대차와 기아차, 한국GM의 노사협상에 향후 적잖은 파장을 불러올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