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빅 문경안 회장, 컬러볼로 세계를 사로잡다

입력 2011-09-06 08:47 수정 2011-09-06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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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골프볼 수출효자 상품으로 키워야

▲볼빅 문경안 회장
미국여자프골프(LPGA) 투어를 보면 ‘바비 인형’ 폴라 크리머(미국)가 컬러볼로 플레이하는 모습이 곧잘 눈에 들어온다. 이전 같으면 이런 풍광을 보기가 쉽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모두가 흰색일색이었기 때문이다. 비단, 크리머뿐 아니다. 컬러 볼은 LPGA투어는 물론 일본과 국내 남녀 투어에서 종종 볼 수 있다.

덩달아 아마추어 골퍼들도 컬러 볼을 쓰는 것이 자연스럽게 이뤄지고 있다. 그 중심에 볼빅(VOLVIK)이 있다. 볼빅은 1년 여만에 컬러 볼 돌풍을 일으킨 토종 골프 볼 브랜드이다. 올해 300억원 목표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하고 있는 볼빅 문경안 회장을 만나 현재와 미래의 비전을 들어 보았다.

-‘볼빅=컬러 볼’일 정도로 단 시간 내에 골프 볼 시장을 석권해 가고 있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계기는.

▲축구나 배구 등 구기 종목의 볼이 변화해 가는 것을 보고 힌트를 얻었다. 특히 골프는 구기 종목 중 유일하게 1인1구다. 골프는 4명이 한 팀으로 1인1캐디였던 80~90년대와 달리 요즘은 캐디 1명과 플레이를 한다. 따라서 볼을 찾기 쉬웠으면 했다. 특히 방송에서 컬러 볼을 카메라에 담기가 용이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이것이 잘 맞아 떨어졌다.

-컬러 볼 하면 겨울에 눈 위에서나 쓰는 것으로 성능이 떨어지지 않았나.

▲맞다. 컬러 볼은 겨울에 눈 위에서 치는 볼이라 여겨 왔다. 과거에는 흰색 볼의 표면에 페인트를 덫 칠하거나 컬러를 입혀 제조해 거리를 감소시키는 등 볼의 기능이 떨어졌다.

볼빅은 흰색의 안료 대신에 컬러 안료를 개발, 제조 과정 중 커버에 색을 입혔다. 흰색과 성능차이가 없고 실험결과 오히려 흰색보다 더 성능도 뛰어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2009년 회사 인수 시 시장 점유율 3%였다고 들었다. 현재는 30%까지 늘었다고 하는데 비결이라도 있나.

▲20년간 볼을 쳐온 덕분이다. 경영학을 전공해 마케팅에는 어느 정도 자신감이 있었고. 철저하게 ‘소비자 마음’에서 접근했다. 늘 볼을 구입하는 소비자에서 볼 때 ‘내가 사고 싶은 볼이 무엇일까’고 연구했다. ‘소비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어떻게 하면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까’하고 절치부심했다.

특히 거대 시장을 이미 선점하고 있는 글로벌 브랜드와 싸워 이기려면 무엇보다 ‘선택과 집중’을 해야 했다. 따라서 하면 진다. ‘골리앗과 다윗’의 싸움이라고 전제하고 마케팅 계획을 수립한 것이다.

그것이 컬러와 성능이었다. 성능은 무조건 최고의 볼보다 좋게 만들자는 것이었다. 기술력은 결코 뒤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최경주 재단과 후원 협약식을 가진 볼빅

-소위 외산 톱 브랜들과 가격을 같게 하거나 높였는데, 특별한 가격정책이 있었나.

▲일단 고가정책을 폈다. 품질이 좋은데 무엇 때문에 싸구려 볼 인식을 줄 필요가 있겠나. 선택은 소비자에게 맡겼다. 비싸도 마음에 들면 계속 사용할 것이라고 믿었다. 이것이 잘 맞아 떨어졌다. 매출액 중 30% 이상 연구비와 마케팅 비용에 쏟아 부었다.

-수출은 어느 정도 하는지.

▲인수하고 나서 수출을 전면 금지했다. 가격이 낮아 수출할수록 적자가 났다. 일단 수출가에 대해 제고를 했다. 품질이 뛰어난 만큼 수출되는 제품은 제값을 받아야 한다고 밀어붙였다. 잘나가는 외산보다 비싼 가격에 팔 자신이 있으면 수출계약을 맺었다. 현재 수출국은 중국, 호주, 이탈리아 등 30여 개국으로 최근 중국에 볼빅 매장이 2개나 들어섰다.

일본 골퍼들은 세계적인 브랜드인 미국제품보다 가격이 비싼데도 자국 제품을 즐겨 사용한다. 일본은 일본제품 위주로 팔린다. 미국은 미국제품을 선호한다. 그런데 한국시장은 국산과 미국, 일본제품과 시장이 형성된 ‘삼국지’ 꼴이다. 자국것만 주로 파는 일본과 미국은 국산 볼을 제조하는 기업인 입장에서 보면 정말 부러운 일이다.

▲볼빅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의 메이저대회 등 스폰서십을 하고 있다.

-프로골퍼 등 선수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는데 중소기업에서 어렵지 않은가.

▲제품은 선수가 먼저 사용해야 한다. 선수들이 사용해 우승하면 품질에 전혀 문제가 없는 것이다. 볼빅 소속 선수들이 미국과 일본, 그리고 국내에서 좋은 성적으로 정상에 오르는 것을 보면 볼에 자부심을 느낀다.

컬러 볼에 대해 다소 보수적이었던 한국의 볼 시장을 크게 변화시켰던 볼빅 볼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는 성능과 멘탈, 두마리의 토끼를 잡았다고 한다. 볼빅의 자체 성능 테스트를 포함해 최근 비거리 테스트에서 국내에 유통되는 모든 골프 볼을 제치고 볼빅의 4피스 비스타 제품이 평균 비거리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미국에서 활동하는 선수들 후원과 LPGA투어에서 스폰서십을 한 것으로 안다.

▲LPGA 투어프로 배경은, 이지영, 박진영을 후원하고 있다. 또 LPGA에서 활약중인 앨리슨 파우치(미국)와 3년간 계약을 했다. 외국인 선수로써는 처음이다.

LPGA 투어 메이저 대회인 크라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과 숍라이트 LPGA 클래식의 캐디 조끼에 볼빅의 로고를 삽입했고 대회의 후반 9홀의 광고보드에 볼빅의 로고를 노출시켜 세계의 무대에 볼빅을 알렸다.

아울러 LPGA 홈페이지에서는 볼빅의 배너를 볼 수 있고, 방송을 통해서는 매 대회 최고의 샷을 선정하여 보여주는 ‘볼빅 샷 오 브더 데이’가 볼빅의 이름으로 방송이 되고 있다.

-기업인으로 바라는 게 있다면.

▲정부에서 골프용품을 하나의 산업으로 인식하는 전환이 필요하다. 골프로 한국선수들이 국위를 선양하고 얼마든지 외화벌이를 할 수 있는 고부가가치 산업인데도 정부의 시각은 아직도 골프를 사치성 스포츠나 단순히 레저로 여기는 경향이 적지 않다. 골프 볼 산업을 기업측면에서 지원을 강화해 달러를 벌어들이는 수출기업으로 육성하는 한편 외산 볼을 대체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되길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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