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바오 중국 총리가 14일(현지시간)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를 마치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올해는 중국의 가장 어려운 한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유럽 재정위기로 중국 경제는 하강 압력에 직면하게 됐다”면서 “경제성장률 목표를 하향 조정한 것은 좀 더 지속가능한 성장세를 이루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성장률 목표 하향은 경제 구조조정에도 필수적”이라며 “중국은 노동력의 질적 수준을 높이고 첨단기술에 좀 더 의존하는 경제체제로 전환해야 한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정부는 부동산 부문에서 기존의 과열 억제정책을 유지할 전망이다.
원 총리는 “지금 부동산 규제를 완화하면 시장이 버블 확대로 혼란에 빠질 것”이라며 “부동산가격은 아직 합리적인 수준으로 떨어지지 않았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부동산가격은 소득수준 향상과 비슷한 속도로 올라가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중국과 미국의 관계에 대해 원 총리는 “중국은 미국의 인프라에 대한 투자 확대를 원한다”면서 “양국은 서로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미국이 첨단기술 제품의 중국 수출을 허용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홍콩에 대해서 원 총리는 “홍콩은 다수가 원하는 지도자를 뽑을 수 있다”면서 “홍콩인들이 홍콩을 잘 다스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최근 중국이 홍콩의 통치에 직접적으로 간섭하기 시작한 것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 ‘일국양제’를 견지할 것임을 나타낸 것이다.
정치개혁과 관련한 질문에 대해 원 총리는 “중국의 민주주의 시스템은 중국의 상황에 맞춰 발전하고 있다”면서 최근 주민대표 직접 선거를 치른 광둥성 우칸촌의 사례를 예로 들었다.
원 총리는 “우칸촌 투표는 성공적이었다”면서 “중국인들이 작은 마을을 잘 다스리면 국가 수준에서도 똑같이 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중국은 사회민주주의를 구축하기 위해 힘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중국의 정치 개혁이 문화혁명의 재현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원 총리는 “정치개혁이 없이는 경제개혁도 이룰 수 없다”면서 “다만 정치개혁은 점진적으로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원 총리는 “은퇴 후에는 대만을 여행하고 싶다”면서 “중국은 항공과 금융산업 등에서 대만과의 교류와 협력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후진타오 국가 주석과 원자바오 총리의 5세대 지도부는 중국 국내총생산(GDP)을 두 배 이상 늘려 중국을 세계 6위에서 2위 경제국으로 도약시켰다고 통신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