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 실험을 빌미로 은근슬쩍 무장을 강화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일본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비해 예외적으로 오키나와에 자위대를 배치하는 등 동중국해 쪽의 군사력을 보강했다.
이는 중국의 해양 진출을 견제하기 위해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 제도가 있는 동중국해의 방위력을 자연스럽게 강화하려는 저의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주장이다.
배치 병력은 오키나와 본섬 200명, 미야코지마 200명, 이시가키지마 450명, 요나구니지마(與那國島) 50명 등이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오키나와와 주변에 이 정도의 대규모 자위대 부대를 기지 이외에 배치한 것은 아주 이례적이라고 전했다.
여기에 패트리엇 미사일도 오키나와 본섬 2개소와 이시가키지마, 미야코지마 등모두 4곳에 배치했다.
일본 방위성의 와타나베 슈(渡邊周) 부대신(차관)은 지난 7일 오키나와의 경계태세를 시찰한 자리에서 “이시가키지마를 거점으로 처음으로 자위대 시설 밖에 패트리엇 미사일을 배치했다”면서 “미사일 파편의 낙하에 대비해 요사구니지마에 구조부대를 대기시키는 등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북한 미사일 파편 낙하시의 패트리엇 요격 태세와 관련 “명중률 80%를 넘는다고 확신하고 있다”고도 했다.
오키나와는 태평양 전쟁 말기에 일본군이 무모하게 저항하면서 주민들을 전쟁에 끌어들여 엄청난 희생자가 생긴 곳이다.
따라서 군대의 주둔에 대한 거부감과 불신감이 뿌리 깊다. 일부 주민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비한 군대 주둔을 환영했지만 지방자치단체인 요나구니마치의 한 의원은 “이번엔 안전보장 문제라 주시할 수밖에 없지만 부대의 배치가 너무 지나치다”고 반발했다.
하지만 일본은 이미 2010년 12월 각의에서 결정한 신방위대강에서 중국의 해양 진출에 우려를 표시하면서 동중국해의 ‘난세이(南西)제도 방위력 강화를 선언했다.
이에 따라 올해 국방 예산에 요나구니시마에 육상 자위대의 연안감시부대를 배치하기 위한 용지 취득비를 계상했다.
기미즈카 에이지 육상자위대 막료장(참모총장)은 지난 5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한 대응과 관련한 기자회견에서 “지역의 안전, 안심에 기여하지 못한다면 지역 안정에 악영향을 미친다. 이번에 확실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일본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실험의 궤도와는 관계없는 도쿄 중심부에까지 패트리엇 미사일을 배치해 대(對) 국민 긴장감을 조성하고 있다. 이미 자위대에는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이 일본 영토에 낙하할 경우 요격 명령을 발령해 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