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권력투쟁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보시라이 충칭시 전 당서기를 비호한 것으로 알려진 저우융캉 중앙정법위원회 서기가 권한 중 상당 부분을 멍젠주 공안부장에게 넘겼다고 1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저우융캉은 중국의 최고지도부인 공산당 중앙위원회 상무위원 9명 중 서열은 가장 낮지만 중국의 경찰격인 공안과 사법, 국가안전부를 총괄 감독하는 막강한 권한을 행사해왔다.
소식통에 따르면 멍젠주 공안부장은 저우융캉으로부터 치안 감독권을 물려 받은 상태다.
중국 지도부들은 외부에 분열상을 표출하는 것을 경계하기 때문에 이 같은 사실을 공식적으로 발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FT는 전했다.
저우융캉은 올 가을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18차 당대회에서 정년을 맞아 은퇴할 전망이다.
한 소식통은 “저우는 정법위 서기로 다른 지도자들의 어두운 비밀에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이 있었다”면서 “당 지도부가 그를 공식적으로 해임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저우융캉의 몰락으로 권력투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후진타오 국가 주석과 리커창 부총리 등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은 보시라이 사태를 계기로 상무위원 9자리를 7자리로 축소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현재 서열 8위인 허궈창 당 중앙기율위원회 서기도 당원을 감찰하고 부패 사건을 조사하는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다.
공청단은 서열에 비해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는 이들 두 자리를 상무위원에서 없애려 하고 있는 셈이다.
허궈창과 저우융캉 모두 공청단과 반대 계파인 상하이방·태자당 연합세력에 속한 인사다.
공청단 입장에서는 차기 권력구도에서 이들 두 자리가 다시 상하이방·태자당에게 돌아가는 상황을 경계할 수 밖에 없다.
상하이방과 태자당은 오히려 상무위원 자리를 11석으로 늘려야 한다며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당내 권력투쟁으로 당초 오는 10월쯤 열리기로 예정됐던 제18차 당대회가 올 11월~내년 1월로 연기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