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영향으로 두 차례나 순연된 ‘라보엠’이 지난 9월 1~2일 서울 연세대학교 노천극장에서 막을 올렸다. 57만원 이라는 고가의 티켓 가격, 공연 축소, 티켓 덤핑 판매 등 비난과 논란 속에서도 한여름 밤 야외에서 펼쳐진 ‘라보엠’은 낭만 그 자체였다. 저녁이 되자 선선한 바람 속에서 듣는 야외 오페라의 매력이 관객을 사로잡았다. 공연 기획사 에이디엘은 “연세대학교 노천극장이 유럽 유수의 야외 공연장과 같은 원형 극장 형태를 갖추고 있고 지리상 외부 소음으로부터 단절되어 이번 공연 장소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태풍 영향으로 공연이 축소됨에 따라 소프라노 피오렌자 체돌린스와 테너 마르첼로 조르다니의 공연을 볼 수 없게 됐다. 일부 관객들은 표를 환불 받거나 다음 공연을 재구매하는 번거로움도 있었다. 이번 공연은 소프라노 안젤라 게오르규(미미)와 테너 비토리오 그리골로(로돌포)의 무대로 진행됐다. 게오르규는 자연스러운 동작과 무대 매너로 관객을 사로잡았다. 부드러운 음성과 세심한 미성으로 ‘내 이름은 미미’ 등 주옥같은 아리아를 선보였다. 그리골로는 구애의 아리아 ‘그대의 찬 손’을 불러 진가를 발휘했다. 두 주인공의 열연에도 불구하고 야외무대의 어수선한 관객 분위기는 극 몰입도를 방해했다.
공연 자체는 무사히 끝났지만 공연 시작 시간이 지연되고 조명이 동선을 따라잡지 못하는 등 공연 진행과 기술적인 문제도 공연의 완성도를 떨어뜨렸다. 야외 공연의 변수를 고려해 관객보호 대책을 마련하는 대처방법도 미비했다. 난산 끝에 막을 내린 ‘라보엠’을 시작으로 앞으로 열리게 될 야외 오페라는 단발성 이벤트 형식이 아닌 새로운 경쟁력있는 문화 콘텐츠로 자리 잡기위해 그동안 드러난 문제를 해결해야하는 과제를 안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