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마누엘 페르노리카코리아 사장의 오판(?)

입력 2012-09-25 09:40 수정 2012-09-25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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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높이기 전략 버리고 다시 점유율 경쟁으로 회귀

장 마누엘 스프리에 사장이 부임한 이후 지난 1년 동안 페르노리카코리아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페르노리카코리아의 주력 ‘임페리얼’의 모든 제품이 두자릿 이상의 하락률을 기록하며 시장점유율이 2%나 떨어지자 업계에서는 스프리에 사장의 새로운 경영방식과 이에 따른 마케팅 전략에 문제가 생긴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하고 있다.

‘임페리얼21’의 올해 상반기 출고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2%나 하락했고, ‘12’와 ‘17’ 역시 각각 -17%, -10%로 동반 추락했다.

그동안 양주 업계에서 유흥업소를 선점하는 이른바 ‘싹쓸이 영업’으로 악명을 떨쳤던 페르노리카로서는 자존심에 상처를 입을 만한 수치다.

하지만 이번 성적표를 받아든 페르노리카측은 그다지 큰 의미를 두지 않는 모습이다. 스프리에 사장의 마케팅 방식 변화에 따른 자연스런 결과라는 풀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스프리에 사장은 지난 2월 기자간담회에서 “그동안 한국 위스키시장에서 ‘볼륨(Volume)’ 경쟁을 펼쳤다면 이젠 ‘밸류(Value)’를 높여 승부 할 것”이라면서 싹쓸이 영업 방식을 자제하고 이익과 수익 중심으로 변화를 주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임페리얼의 경우 폭탄주 전용 12년산 보다는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위스키 17·19·21에 마케팅력을 집중해 3년 내에 디아지오에 내준 1위를 되찾겠다고도 했다.

올 4월 유명 영화배우 장동건을 광고모델로 기용하며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히는 데도 신경을 썼다.

하지만 상반기 실적만 놓고 보면 스프리에 사장은 두 마리 토끼를 다 놓쳤다. 12년산을 필두로 한 점유율 전쟁에서 참패했고, 마케팅 역량을 집중한 고연산 제품은 폭삭 주저앉았다. 디아지오의 윈저21이 같은 기간 72%나 신장하는 동안 임페리얼21은 -42%를 기록했다. 가치 높이기 전략도 통하지 않은 것이다.

잇따른 마케팅과 영업 전략의 실패 때문이었을까? 최근 페르노리카코리아는 다시 도매상과 유흥업소를 선점하는 싹쓸이 전략을 펴면서 업소 밀착 판촉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지난 8월 디아지오코리아의 위스키 가격인상 전 석달동안 대규모의 ‘밀어내기’를 단행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1~6월 까지의 출고량이 전년 대비 크게 줄어든 반면, 1~8월까지는 임페리얼 21년의 경우 992 상자에서 1376 상자로 49%나 급상승하는 등 업계에서는 지난 8월 디아지오코리아가 윈저 등의 가격인상을 단행하자 임페리얼의 동반 인상을 예상하고 가격 인상 전에 급격하게 물량이 공급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명 ‘밀어내기’를 했다는 의혹이다.

위스키 현장 영업을 담당하는 한 고위 임원은 “디아지오의 가격인상 한 두 달 전에 소문이 돌면서 급격한 밀어내기가 횡행했다”며 “페르노리카도 예외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페리노리카의 이같은 마케팅 전략 변화에 업계의 한 관계자는 “가치 높이기 전략은 술 소비 행태가 변화하면서 대부분의 위스키회사들이 마케팅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라며 “스프리에 사장이 눈 앞의 실적만 보고 다시 예전으로 회귀한다면 이는 판단착오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장 마누엘 스프리에 사장은 지난해 9월 1일자로 페르노리카코리아 사장에 임명됐으며 22년간 페르노리카 그룹에 몸담아 왔다. 지난 2005년부터 페르노리카 코리아 합류 전까지는 페르노리카 영국 지사장으로 재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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