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카니 차기 영란은행(BOE) 총재가 중앙은행의 재건을 강조한 가운데 통화완화 정책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카니 차기 총재는 “수장으로서의 권한은 물가안정·성장·금융시스템 개편 등 적절한 부분에 쓰여야 하며 글로벌 경제와 유럽 경제의 모순을 고쳐 나가는 것을 돕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조지 오스본 재무장관이 BOE에 통화정책 완화 압력을 강화하고 카니 차기 총재의 통화완화 기조에 힘입어 BOE의 통화완화 추진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오스본 장관은 오는 20일 제출하는 예산안에서 경제 성장을 위해 BOE 통화정책위원회에 2% 물가목표 달성을 위한 기한을 연장하고 BOE에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처럼 고용과 인플레라는 이중 임무를 명시하는 방안을 제시할 것으로 전망됐다.
BOE는 지난 7일(현지시간)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0.5%로 동결했다. BOE는 2009년 3월 이후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인 0.5%선에서 유지하고 있다.
양적완화는 확대하지 않기로 했지만 전문가들은 오는 4월이나 5월께 완화 조치가 나올 수 있다고 예상했다.
머빈 킹 BOE 총재가 양적완화 확대를 지지한다고 언급한 데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영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최고등급에서 한 단계 강등하면서 경기 성장에 대한 우려가 커진 영향이다.
영국 경제는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이 전 분기 대비 0.3% 위축된 것으로 나타나면서 ‘트리플딥(삼중경기침체)’에 직면할 위기에 처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영국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당시 5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 2분기까지 3분기 연속 위축됐다.
오는 7월부터 킹 현 총재에 이어 BOE를 이끄는 카니는 지난달 7일 영국 의회 재정위원회에 출석한 자리에서 “양적완화와 같은 비전통적 부양조치의 종료가 경제주체들의 자신감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설계되고 이행돼야 한다”면서 현 정책을 유지할 것임을 시사했다.
영란은행 차기 총재는 통화정책 지위권뿐만 아니라 대폭 강화되는 금융감독권도 행사하게 된다.
그는 지난 1694년 BOE가 설립된 이후 처음으로 임명된 외국인 총재로 정치권과 금융계의 예상을 뛰어넘은 파격 인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카니 차기 총재는 취임 후에도 스위스 바젤위원회의 금융안정원 의장직을 계속 이어간다.
그는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여파로 대부분의 서구 국가가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캐나다 경제를 안정적으로 이끌어 국제 금융계에서 능력을 인정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