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가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관에서 주최한‘보험민원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대토론회에서 이 같은 의견이 나왔다.
공공경영연구원과 코리아스픽스가 주관하고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보험연구원·보험학회가 후원한 이날 행사에는 보험소비자 99명, 보험업 종사자 107명, 금감원 관계자 7명, 보험연구원 5명 등 총 238명이 참석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다음으로 어려운 보험약관이 18%, 소비자와 보험업계의 보험 인식 차이가 15%를 차지했다. 토론자들은 ‘보험 가입 시와 지급 시 해석이 다르다’고 지적하고 현재 보험약관은 보험업계 종사자조차 어렵다는 의견을 내놨다.
중도해지 원금 미수령 설명 부족 등 일방적이고 소극적인 보험금 지급 관행이 12%, 소비자와 보험사 간 상품 관련 정보 격차가 7%로 뒤를 이었고 유명무실한 분쟁조정 역할(6%), 지속적이지 못한 고객관리(5%), 생계형 민원인(4%) 순으로 나타났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한 소비자는 “약관의 내용을 명확하게 공지해야 한다”면서 “약관 내용을 축소시키고 누가 봐도 이해하기 쉽게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제1토론은 코리아스픽스가 지난 9월 27일부터 10월 7일까지 토론 참석 예정자 207명을 사전조사한 내용과 유사한 결론이 나왔지만 제2토론은 다소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
‘보험민원 어떻게 줄인 것인가’ 주제로 진행된 2부 토론에서는 참석자의 32%가 ‘소비자의 보험 인식 변화’를 지목했다. 앞서 코리아스픽스가 사전 조사했을 당시 전체의 24%(49명)가 완전판매 여건이 조성돼야 한다고 지목한 것과 상반된 결과다.
사전 설문조사에서는 소비자의 보험 인식 변화를 지목한 사람이 전체의 19%였지만 토론 이후 진행한 투표에서는 32%로 높게 나타났다.
또 완전판매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는 의견은 사전조사(24%)와 투표(21%) 결과가 비슷했지만 사전조사에서 세 번째로 높았던 ‘판매자 전문성 강화 우선(14%)’은 토론 후 실시한 투표에서는 5%에 불과했다. 대신 금융당국의 민원평가 방법 개선(16%)이 채웠다.
이 밖에 손해사정제도 활성화 등 분쟁조정기구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과 명확한 보험금 지급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각각 14%, 8%를 차지했으며 보험업계의 고객관리 방안 혁신(4%) 등이 뒤를 이었다.
한편 최수현 금감원장은 이날 토론회에서 “우리나라와 일본이 비슷한 형태를 보이고 있다. 일본은 2000년대 초반에 보험금 지급이 25만건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3000건으로 줄었다”면서 “일본에서 보험을 담당하는 금융처(우리나라 금감원에 해당)와 보험사 최고경영자(CEO)들이 MOU를 맺어 적극적으로 나섰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최 원장은 “일본은 초기 5년 동안 숫자를 줄인 것이 아니라 보험 민원 원인을 해소하는 데 중점을 뒀고 5년 뒤부터 줄어들기 시작했다”면서 “우리나라도 같은 방식으로 보험뿐만 아니라 은행·카드·금융투자 전 업계에 걸쳐 민원이 줄어들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토론회 총평을 한 이봉주 보험학회장은 “민원 해소를 위해서는 보험 민원 프로세스의 전반적인 선진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해외 사례가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