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캄보디아에 부는 ‘박카스’ 열풍 직접 확인해보니

입력 2013-10-31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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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의 수도 프놈펜의 길거리 상인들이 박카스를 팔고 있다.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서 박카스 열풍이 불고 있다. 사진은 길거리 상인에게서 박카스를 구매하고 있는 모습.

▲캄보디아의 박카스 현지 유통업체인 캠골드사의 창고 모습.

▲박카스 현지 유통 업체인 캠골드사의 창고에는 하루에도 수십번씩 대형 트럭이 오고 간다.

▲캠골드사의 창고 안에는 박카스가 천장 가득 채워져 있다. 여기서 보관된 박카스는 트럭으로 도매상에 운송된다.

▲캄보디아 현지에서 판매되는 박카스 제품. 현지에서는 캔으로 된 박카스가 2 종류로 판매되고 있다.

“뜨렙 뜨 꼬레(한국에서 온 제품)”

‘앙코르와트’로 유명한 캄보디아에 동아제약의 ‘박카스’ 열풍이 불고 있다. 인구는 1400만명으로 우리나라 인구의 3분의 1 수준이고, 국민소득은 25분의 1 수준인 캄보디아에서 지난해 박카스가 6000만캔이 팔려 나갔다. 이는 국민 1인당 1년에 8캔 복용한 것으로 금액으로 따지면 170억원 규모다.

지난해 한국에서 박카스가 4억병이 넘게 팔렸는데 인구 규모와 국민소득을 감안하면 우리나라의 판매량과 견줄만하다.

사실 박카스는 중국이나 미국보다 늦은 2010년 캄보디아로 진출했다. 하지만 그 결과는 놀라웠다. 중국과 미국에서 쓴잔을 마신 동아제약이 캄보디아에서는 ‘제2의 박카스 신화’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캄보디아에서 부는 박카스 열풍의 원인이 무엇인지 지난 30일 캄보디아의 수도 프놈펜 현지에서 직접 확인해보았다.

버스를 타고 길거리를 지나가다보면 음료를 파는 도로변 영세 상인들이 스티로폴 박스에 얼음을 채워 음료수를 파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이곳 어느 곳에나 박카스는 없는 곳이 없었다. 콜라나 사이다만큼 박카스는 반드시 갖추고 있는 필수 제품이 됐다.

캄보디아 현지에서 박카스 소비자가격은 60~70센트(한화 650원) 정도다. 캄보디아의 주식인 국수가 20~30센트(200~300원), 프놈펜의 평균 직장인 월급이 150달러(15만원) 수준임을 감안할 때 우리나라보다도 훨씬 비싼 편에 속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랑을 받는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프놈펜에서 가장 유동인구가 많은 중앙시장에는 박카스 대형 입간판이 걸려있었다. TV를 틀면 뉴스 진행 중에도 앵커 앞에 박카스가 놓여있을 정도로 쉽게 눈에 띈다. 박카스는 에너지드링크로는 처음으로 TV광고를 프라임 시간대에 내보냈다.

TV광고는 한국 제품이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한국인 남자가 캄보디아인 부인을 만나 처갓집 방문시 박카스를 선물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아예 광고 하단에 노골적으로 ‘한국 제품’이라고 쓰여 있을 정도다. 박카스 캔의 한쪽엔 영어, 한쪽엔 한글이 써져 있는 것도 이런 이유다.

박카스는 캄보디아의 인기 스포츠인 킥복싱을 공식 후원하고 있는데 여기에서도 광고 노출 효과가 어마어마했다.

박카스의 인기는 캔의 제조일자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대부분이 2013년 9월 생산제품으로 한국에서 생산된 박카스 캔이 선적돼 동남아항에 들어와 2주~3주 정도 보관 및 운송 과정을 거치는데 굉장히 빠른 속도로 제품 순환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을 방증했다.

이런 인기 덕분에 ‘바커’라는 모방제품까지 등장할 정도였다. 소비자들이 혼동할 정도로 색깔과 진열방식까지 유사했다.

동아제약은 이같은 박카스의 열풍의 배경에 대해 ‘캄보디아의 산업화’와 ‘한류열풍’에 있다고 설명했다.

김민영 동아에스티 경영기획실장(이사)은 “한국도 70~80년대 산업화에 접어들면서 박카스 매출이 급성장했듯이 캄보디아 역시 산업화에 접어들고 있는 시기여서 많은 노동자들이 피로를 풀기 위해 먹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현지에 맞도록 현지화 전략을 편 것도 주효했다”고 밝혔다.

실제 박카스 판매량을 조사해보면 평균 임금이 높은 제조업 종사자들의 구매도가 높았다. 산업화 과정에서 노동자들의 ‘고급 드링크’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보다 용량도 훨씬 늘리고 제품을 캔으로 만든 것도 캄보디아 국민들의 니즈에 맞춘 현지화 전략 중 하나다.

캄보디아에서의 한류 열풍 역시 박카스의 인기에 한몫했다. 캄보디아에서 한국의 춤과 노래에 대한 관심이 대단했고 지난 12일 캄보디아에서 열린 한국어능력시험에는 4만명에 달하는 젊은이들이 몰려 인산인해를 이뤘다.

캄보디아의 박카스 현지 유통 업체인 캠골드사가 박카스를 직접 생산하지 않고 한국에서 생산된 박카스를 전량 들여오고 있는 것도 이런 ‘한국 제품’에 대한 프리미엄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캄보디아 프놈펜 도심에서 버스를 타고 30분 정도 이동하면 ‘샌속’이라는 지역이 나온다. 여기 시골 마을인 ‘상카트 프놈펜 티메이’에는 박카스 현지 유통을 맡은 캠골드사가 있다.

여기에서는 한 컨테이너당 6만캔, 약 70컨테이너의 물량을 보관 가능했다. 선적된 박카스가 캄보디아에 도착하면 여기서 보관되다 도매상 등으로 운반되는 것이다. 이날도 큰 트럭이 수시로 박카스를 실어나르고 있었다. 현재는 창고가 2개이지만 올해 여름 3창고를 준공해 규모를 늘릴 계획이다.

이 곳 캠골드사의 속 삼낭 사장은 동아제약과 캄보디아에서 이름도 생소한 박카스를 알리기 위해 밤낮 없이 뛰어다녔고 한다. 그 결과 2011년 6월 박카스는 에너지 드링크 시장 1위이던 ‘레드불’을 역전하고 4배가 넘는 판매고를 올렸다. 속 삼낭 사장은 올해 캄보디아에서만 1억캔 정도의 판매를 예상했다.

박카스는 현재 28개국(미국, 중국, 필리핀, 몽고, 캐나다 , 캄보디아, 일본, 호주 등)에 수출되고 있으며 점차 수출 대상국을 확대할 계획이다.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에 더욱 무게가 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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