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러시아·알제리’
2014 브라질월드컵 본선 조별 라운드에서 한국이 상대할 팀들이 결정됐다. 한국은 7일 새벽(한국시간) 브라질에서 열린 조추첨식에서 이들과 함께 H조에 편성됐다. 이제 남은 것은 이들을 상대로 16강에 진출할 비책을 찾는 것이다.
홍명보 감독은 조추첨식 직후 “남미보다 유럽 팀이 오히려 낫다”는 소감을 전했다. “우리와 똑같이 낯선 환경에 적응해야 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의 의견이다. 하지만 일부에서 ‘최상의 조’라는 평가에 대해서는 경계심을 드러냈다. “벨기에와 러시아는 신흥 강국”이라고 전제하며 “선수 구성상으로는 어느 나라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나라들”이라고 강조했다.
축구전문가들의 의견 역시 홍 감독과 크게 다르지 않다. ‘최악의 조’는 피했지만 결코 16강 진출을 낙관할 수는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최악과는 거리가 있는 조라는 점은 사실이지만 냉정하게 볼 때 결코 쉬운 조도 아니다”라는 의견을 표했다. “러시아는 포르투갈을, 벨기에는 크로아티아를 따돌리고 조 1위로 본선에 합류한 팀들인 만큼 쉽게 볼 수 있는 팀들이 아니다”라는 설명이다. 16강 진출 가능성에 대해서는 “첫 경기인 러시아와의 경기 결과가 많은 것을 좌우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지현 SBS 해설위원 역시 “H조뿐만 아니라 본선에 진출한 32개국 중 한국이 쉽게 이길 수 있는 팀은 없다”고 전제하며 “조추첨 결과 ‘최악의 조’는 피한 것이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16강을 낙관할 수도 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알제리를 당연한 1승의 제물로 여기는 시각이 많은데 알제리의 경기를 제대로 본 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있을까 싶다”고 반문하며 “무조건 낙관적인 시각을 갖는 것은 위험하다”고 덧붙였다.
1990 이탈리아월드컵 당시 대표팀 사령탑을 맡았던 이회택 전 감독 역시 근거 없는 낙관적 시각에 우려를 나타냈다. “쉬운 조는 없다”고 밝힌 이 전 감독은 “‘해볼 만하다’ 혹은 ‘만만하다’는 반응들이 나오는데 이는 전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2002 한일월드컵 4강과 2010 남아공월드컵 16강 등으로 자신감이 생겨 어느 팀과 붙어도 기죽진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이 조별 라운드에서 상대할 팀들은 결코 만만한 팀들이 아니다. 국내에서는 ‘비교적 쉬운 조’라는 평이 나오고 있지만 이는 H에 속한 다른 팀들 역시 반응은 마찬가지다. 마크 빌모츠 벨기에 감독은 “한국은 빠르고 지칠 줄 모르는 스타일이지만 일본만큼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파비오 카펠로 러시아 감독 역시 “조 편성 결과가 나쁘지 않다. 조 1위도 가능할 것”이라는 소감을 전했다.
한국은 조별 라운드가 열리는 쿠이아바와 포르투 알레그레 그리고 상파울루 등 세 도시의 중간 지점에 위치한 이구아수에 베이스캠프를 차린다. 홍명보 감독은 알제리전을 치르는 브라질 포르투 알레그리의 베이라 히우 경기장을 둘러보며 “아직 경기장이 완공되지 않고 만들어지는 모습이 우리 대표팀과 비슷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국의 16강 진출 여부는 대회 개막까지 남아있는 6개월 동안 완벽하지 않은 팀을 얼마나 철저하게 만드느냐 여부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