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셰일열풍이 물부족 현상에 주춤할 가능성이 있다고 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셰일암에서 석유와 천연가스를 추출하는 방법으로는 수압파쇄법(hydraulic fracturing)이 쓰여 풍부한 수자원이 필수적이다. 셰일유를 추출하려면 유정(Oil well) 하나당 최소 200만 갤런 이상의 물이 필요하다고 FT는 전했다.
친환경 투자자그룹인 세레스의 분석에 따르면 미국에서 지난 2011년 이후 개발된 셰일유전과 가스전의 40%가 물부족 지역에 있다.
특히 텍사스는 고온건조한 지역이지만 체사피크에너지와 엑슨모빌 등 메이저 석유업체들이 집중적으로 석유와 가스를 채굴하는 미국 셰일열풍 중심지다.
물부족 현상에 지역사회가 강하게 반발하면서 많은 기업이 트럭을 이용해 다른 곳에서 물을 끌어다 쓰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세레스의 모니카 프레이먼 수자원 담당 선임매니저는 “사람들은 종종 물이 없어지기 전까지 물부족 현상을 걱정하지 않는다”며 “만일 당신이 물부족 현상에 직면한 기업의 투자자라면 이들 기업이 이런 리스크를 감당할 능력이 있는지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근로자연기금 등 주주들은 엑슨과 셰브런 등 주요 에너지기업의 연례 주주총회에서 물 사용 등 환경적 영향에 대한 기업들의 세부대책을 요구할 것이라고 FT는 덧붙였다.
엑슨은 “셰일 부문 자회사인 XTO가 수자원의 적정 공급을 위해 지역사회와 협력하고 있다”며 “석탄은 셰일자원보다 물이 10배나 많이 필요하며 옥수수 추출 에탄올은 1000배에 이른다”고 강조했다.
텍사스대의 조사에 따르면 셰일자원은 텍사스에서조차 전체 물수요의 1% 미만에 불과하다. 반면 관개용수는 그 비율이 56%에 달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셰일자원 채취가 활발하게 이뤄지는 남부 텍사스의 이글포드 등에서는 물부족 문제가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에너지산업 전문 컨설팅업체 우드맥킨지는 “미국은 물론 물이 부족한 중국과 아프리카 중동 등 세계 다른 지역에서 셰일산업 발전이 이뤄지려면 업계가 물부족 현상을 해소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