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소득에서 가계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가계소득 비중(가계소득/국민소득), 가처분소득 비중(가처분소득/가계소득), 평균소비성향(가계소비/가처분소득)의 곱으로 표현할 수 있다. 첫째, 가계소득 비중 하락이다. 국민소득 증가가 가계소득 증가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가계소득 증가율이 국민총소득(GNI) 증가율을 하회해 가계소득이 국민총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감소했다. 국민총소득에서 가계소득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 68.7%에서 2012년 62.3%로 줄었다. 특히 가계소득에서 임금소득(피용자보수)의 비중은 증가했으나 자영업자 소득(영업잉여)이 차지하는 비중은 감소했다. 임금소득이 가계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0~2012년 기간 중 61.4%에서 72.0%로 증가했으나 자영업자는 23.9%에서 14.8%로 급감했다. 둘째, 가처분소득 비중 감소다. 가처분소득은 가계소득에서 비소비지출을 차감한 소득을 의미한다. 가계 가처분소득의 감소는 결국 가계의 소비지출 여력을 떨어뜨림으로써 민간소비 부진의 요인으로 작용한다. 가계소득 증가율은 2000~2013년 기간 중 연평균 6.9%였으나 가처분소득의 증가율은 연평균 5.3%에 그친다. 이로 인해 가계의 가처분소득이 전체 가계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 83.0%에서 2013년 81.1%까지 감소했다. 한편, 가처분소득에 포함되지 않는 비소비지출 증가율이 높다. 특히 연금 및 사회보험지출 증가율이 높았다. 건강보험 등 사회보험 지출 증가율은 2000~2013년 기간 중 연평균 10.4%, 국민연금 등 연금 지출 증가율은 9.5%를 기록했다. 셋째, 평균소비성향 하락이다. 가처분소득대비 가계의 소비지출 비중인 평균소비성향 하락은 민간소비 부진으로 이어진다. 가계의 가처분소득(명목기준)은 2000~2013년에 연평균 5.3% 증가하나 가계의 소비지출(명목기준)은 동기간 연평균 4.6%에 그친다. 이로 인해 평균소비성향은 2000년 80.6%에서 2013년 73.4%로 하락했다. 특히 소득 5분위의 가처분소득(명목기준)은 2000년 419만원에서 2013년 794만원으로 연평균 5.1% 증가한다. 반면 1분위의 가처분소득은 2000년 85만원에서 2013년 139만원으로 연평균 3.9% 증가에 그친다. 최근에는 노후 불안, 일자리 불안, 주거 불안 등에 따르는 예비적 저축동기 상승이 가계 소비지출을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러한 민간소비 부진은 국내 경제에 기회상실을 초래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카드사태 이후인 2004~2013년 기간 중 연도별 민간소비 증가율이 당해의 GDP 성장률과 동일하다는 가정 하에 소비 침체에 따른 경제적 기회상실을 추정했다. 첫째, 기회상실 민간소비는 연평균 4.9조원으로 추정됐다. 2004~2013년 연도별 민간소비 증가율이 GDP 성장률과 동일했다면 지난 10년간 연평균 4조9000억원이 늘어날 수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민간소비 감소에 따른 기회상실 GDP는 연평균 4조9000억원이며 이로 인해 GDP 성장률이 연평균 0.5%포인트 상승할 기회가 상실된 것으로 추정된다. 둘째, 이러한 ‘기회상실 민간소비’로 인해 ‘기회상실 일자리 수’는 연평균 11만5000개로 추정된다. 그리고 연도별 추가 취업자수를 기존의 취업자수와 더한 가상의 고용률은 기존의 고용률보다 연평균 0.3%포인트 높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민간소비 부진으로 인한 국내 경기회복 지연이 우려된다. 좋은 일자리 창출 등 다양한 가계소득 증대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또한 가계부채 연착륙을 통한 가처분소득 증대, 소득분배구조 개선 등을 통해 평균소비성향 개선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