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의 시’ 루슈디 “마르케스는 가장 위대한 작가”

입력 2014-04-23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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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악마의 시’로 유명한 작가 살만 루슈디(66)가 타계한 작가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애칭 가보)에 대한 무한한 존경을 표했다. 지난 17일 87세를 일기로 타계한 가보는 콜롬비아 카리브해 연안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났으며 1961년 멕시코로 이주했다. 그의 대표작 ‘백년 동안의 고독’(1967)도 멕시코에서 탄생했다.

루슈디는 “우리가 그에게 줄 수 있는 유일한 것은 감사다. 그는 가장 위대한 작가였다”라며 영면한 문학계 선배에 대한 존경심을 나타냈다. 그는 가보를 ‘가장 위대한 작가’로 꼽는 데 주저하지 않았으며 “가보는 갔지만 그의 작품은 여전히 살아있다”고 말했다.

루슈디는 가보의 작품세계를 상징하는 마술적 리얼리즘에 대해 “사람들은 마술적이라는 단어에 더 방점을 찍어 리얼리즘을 간과하고 있다”며 마술적 리얼리즘에서 중요한 것은 리얼리즘이라고 강조했다.

“마술적 리얼리즘 안에 있는 마술은 현실에 깊이 뿌리를 내리고 있다”는 그는 가보의 대표작 ‘백년동안의 고독’의 일부 장면을 발췌해 소개했다. 마술적 리얼리즘은 현실을 기반으로 자라나고 현실을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아름답게 조명하기에 그 기능을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마술적 리얼리즘과 같은 이야기 전개 방식을 가보가 창조한 것은 아니지만 가보를 통해 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고 덧붙였다.

인도 출신인 루슈디는 ‘백년동안의 고독’을 처음 읽었을 당시 자신은 중남미 지역을 방문한 적이 없었지만, 이 작품 속에서 인도와 파키스탄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도 말했다.그는 인도와 파키스탄이 식민지배를 거쳤고 종교가 큰 영향력을 행사하며 도농 격차, 빈부차이, 권력을 가진자와 그렇지 못한 자 사이의 간극 등에서 공통분모를 이루는데, ‘백년동안의 고독’에서도 그같은 세계를 볼 수 있었다고 밝혔다.

루슈디는 “그의 세계는 곧 나의 세계였다”며 마술적 묘사 아래 놓인 선명한 리얼리즘, 현실 묘사가 자신을 사로잡았다고 토로했다.

그는 또 가보를 19세기 영국 사회상을 날카롭게 그린 소설가 찰스 디킨스에 견주면서 디킨스 이후 가보만큼 폭넓게, 깊이 사랑받은 작가는 없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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