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카카오’ 출범… 네이버 독주 끝나나

입력 2014-05-26 09:22 수정 2014-05-26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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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커뮤니케이션(대표 최세훈)과 카카오(공동대표 이제범, 이석우)가 합병 계약을 체결하고, 통합법인 ‘다음카카오’ 출범을 선언했다. 양사는 지난 23일 각각 이사회를 열어 양사의 합병에 대해 결의하고 합병계약을 체결, 오는 8월 주주총회 승인을 얻어 연내에 절차를 마무리 지을 예정이다. 오른쪽 아래 사진은 26일 오전 다음커뮤니케이션 한남동 서울 사무소의 모습. 노진환 기자 myfixer@

2위 포털 다음과 1위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가 손잡으며 시가총액 4조원에 육박하는 IT공룡이 탄생했다. 미래 성장 동력이 절실했던 양사가 손을 잡은 만큼 네이버의 독주를 견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6일 다음-카카오 양사는 합병계약을 체결하고 다음카카오 출범을 선언했다. 양사의 핵심 역량을 통합해 급변하는 글로벌 시장 환경에서 경쟁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결정이다.

두 회사가 합병하면 시가총액 3조4000억원 대의 초대형 IT기업이 탄생한다. 카카오는 비상장사로 장외 시장가치는 약 2조3500억원, 다음은 1조590억원 수준이다. 카카오가 다음 보다 두 배 이상 높게 평가받고 있다.

그동안 다음은 포털시장에서 네이버와 경쟁하며 만년 2위란 꼬리표를 떼지못했다. 인터넷 이용 환경이 PC에서 모바일로 급격히 변하는 상황에서 반전은 커녕 갈수록 격차가 더 커지고 있었다. 카카오는 국내에서 모바일 메신저 시장을 선점했지만 최근 이용자 증가 추이도 정체하고 해외에서는 ‘라인(LINE)’에 크게 밀리며 위기감이 감돌았다. 이런 상황에서 양사의 합병은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찾아보자는 의지가 맞아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다음은 카카오와 합병을 통해 단숨에 모바일 이용자를 대거 확보하고 이를 바탕으로 매출확대에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카카오 역시 모바일 기반 사업을 통해 기존 사업기반인 포털과 시너지 효과를 노릴 수 있으며, 해외시장 진출과 콘텐츠 등 신성장 동력확보가 가능하다. 특히 다음이 모바일 게임 광고 시장 진출을 선언한 만큼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카카오와의 시너지는 상당할 것으로 분석된다. 카카오톡을 통한 뉴스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는 카카오도 다음의 뉴스 서비스 및 아고라 콘텐츠를 활용하거나 모바일 광고 플랫폼을 통해 수익구조를 안정화시킬 수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다음카카오의 시너지에 대해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다음에게는 국내 모바일 업계를 평정하고 있는 카카오와의 합병이 절대적인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카카오의 경우 다음과의 합병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이 크지 않다는 의견이다. 글로벌 경쟁력이 절실한 카카오 입장에서 다음과의 합병이 득보다 실이 많을 수도 있다는 것.

카카오가 만든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은 국내 모바일 메신저 시장에서는 독보적 1위이지만 글로벌 시장에서는 왓츠앱(4억명), 위챗(6억명), 라인(4억2000만명)의 가입자 수에 한참 못미치는 1억3000만명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카카오가 글로벌 성장동력을 찾지 못할 경우 글로벌 IT시장에서 도태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다음의 경우 아직 이렇다 할 글로벌 성과를 낸 사업이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다음 입장에서는 모바일 부분에서 한번에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겼지만, 카카오는 콘텐츠 수급, 포털 운영 노하우를 얻는 것 외에 어떤 시너지가 날지 의구심이 생긴다”며 “글로벌 경쟁력이 필요한 카카오에게 다음이 어떤 영향력을 끼칠 수 있을지 두고봐야 하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반면, IT 환경이 글로벌 기업과 치열하게 경쟁해야 하는 상황인 만큼 양사의 합병을 반기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네이버 관계자는 “글로벌에서 IT기업들이 M&A를 통해 몸집을 키우며 위협을 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토종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 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카카오는 합병법인 다음에 5명의 사내이사를 포진시키게 된다.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의장을 비롯, 이제범 대표, 이석우 대표, 송지호 CFO, 서해진 CTO 등이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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