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용산구 이촌동 소재 한 아파트의 59㎡는 지난해 12월 5억7000만원에 팔렸으나 올해 3월 매매가 5억4800만원을 기록하며 2000만원 이상 가격이 하락했다. 비슷한 규모의 물량은 한 달 뒤 4억6000만원에 거래가 이뤄지기도 했다. 인근 다른 아파트의 대형물량인 196㎡는 작년 11월 14억원에 거래됐지만 올 4월 3억5000만원 빠진 10억5000만원에 거래가 성사됐다.
6·4 지방선거 후 용산 일대 부동산 시장이 다시 침체기에 빠졌다.
10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달 19일 기준 용산구의 아파트값은 작년 말 대비 2.11% 하락했다. 서울시 25개구 가운데 올해 들어 아파트값이 떨어진 곳은 용산구가 유일하다.
게다가 용산역세권개발사업이 서울시장 공약에 포함돼 주목받았지만 해당 후보가 낙마, 개발호재마저 잃은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집값 하락세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용산의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지난주까지 정몽준 후보에 대한 기대심리가 있었는데 선거가 끝나자 다시 조용해졌다”며 “개발호재도 없어서 가격 하락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용산역 주변은 나을지 몰라도 그 외 지역의 분위기는 어둡다. 특히 서부이촌동은 상권도 형성되지 않고 가게를 접는 사람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B부동산 관계자는 “서울시장 선거 여파도 없고 시장이 너무 조용하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집값 하락은 계속되고 시장이 회복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 지역 일대가 최근 대우건설과 삼성물산 등 대형 건설사들의 주상복합아파트 분양이 잇따라 주목받고 있는 만큼 시장을 살리는 기폭제만 터지면 강남 등 타 자치구에 비해 더 탄력적으로 집값이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권일 닥터아파트 리서치팀장은 “과거처럼 대규모 개발보다 개별적 사업 추진이 이뤄질 것이므로 일반인들이 느끼기에는 시장이 크게 살아나지 않을 것처럼 보여 전반적으로 시장이 가라앉을 가능성이 높다. 이로 인한 용산 일대 집값 약세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권 팀장은 그러나 “입지가 탁월하기 때문에 시장이 전반적으로 움직이면 다른 지역보다 집값이 더 빠르게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정태희 부동산써브 연구팀장은 “용산 일대 아파트 가격은 반등세는 보이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계속 하락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 팀장은 “집값은 경기 변동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이달 국회의 부동산 관련 법안 결정과 시장 동향에 따라 움직일 것이다. 다만 부동산시장이 살아나려면 시간이 조금 더 걸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