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방그룹 계열로 ‘로케트 배터리’로 유명한 축전지 전문업체 세방전지에 대해 지분 26%를 보유한 2대주주 일본 유아사(YUASA)가 지분 매각에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1975년 합작 및 기술제휴를 맺은 이래 30여년간 지속돼 온 양사간 제휴 구도에 이상 징후가 엿보이는 것과 함께 일 유아사의 지분 처분이 지속될 경우 세방전지의 향후 주가에 미칠 파급력이 관심사로 등장하고 있다.
◆ 2대주주 일본 제휴업체 유아사 수년만에 지분매각 나서
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일 유아사의 100% 자회사인 지에스유아사인터내셔널은 지난 6월2일(변동일 기준)부터 7월19일 까지 세방전지 0.51%(7만1050주)를 장내 매각해 보유지분이 25.49%(356만8950주)로 낮아졌다.
유아사의 세방전지 주식 처분이 눈길을 끄는 것은 비록 소규모 물량이기는 하지만 지난 1975년 유아사와 합작 및 기술제휴를 맺은 이래 수년간 26%(364만주)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던 2대주주가 처음으로 보유지분을 처분했다는 데 있다.
유아사가 보유하고 있던 364만주의 세방전자 주식은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으로 확인해 봐도 지난 1999년 이후로는 단 한 주도 변동이 없었다.
자연스럽게 지난 1975년 합작 및 기술제휴를 맺은 이래 30여년간 지속돼 온 양사간 제휴 구도의 변화 가능성에 대한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대목이다.
◆ 세방전지-유아사 자연스런 이별 수순?
세방전지는 세방그룹이 그룹의 사실상 지주회사인 종합물류 및 건설업체 세방(지분율 33.7%)이 최대주주로서 특수관계인을 포함해 44.8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면서 사실상 세방그룹이 경영권을 쥐고 있다. 하지만 경영구도를 보면 2대주주인 유아사도 세방전지 현 7명의 이사진 중 3명을 유아사 측 인사들로 포진시켜 놓고 있다.
이에 대해 세방전지 관계자는 “유아사 측 인사들이 등기임원으로 있기는 하지만 제휴 관계에 따른 상징적인 구도일 뿐 유아사가 회사의 경영에 참여하지 않은지는 오래됐고 사실상 세방그룹에서 회사를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유아사의 세방전지 지분 매각이 양사간 이별(?)을 준비하기 위한 자연스런 수순으로 느껴지는 대목이다.
한편으로는 일 유아사가 수년만에 지분 매각에 나서면서 향후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경우 세방전지 주가에 미칠 파급력 또한 관심 대상이다. 일 유아사는 세방전지의 지분으로 막대한 평가차익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 차익실현 본격화 땐 세방전지 주가 파급력 관심
유아사의 세방전지 지분에 대한 정확한 취득단가를 확인할 수는 없지만 세방전지의 자본금 변동상황 등을 종합해 볼 때 주당 투자원가는 세방전지의 액면가(500원) 미만인 것만은 확실해 보인다.
따라서 유아사의 주당 투자원가를 세방전지의 액면가로만 따져도 이번에 처분한 7만1050주에 대한 투자원금은 3600만원인 데 반해 처분금액은 주당 6215원씩 4억4200만원을 나타내 원금의 11배 이상 차익을 냈다는 계산이 나온다.
특히 유아사의 잔여주식 356만8950주 또한 투자원금은 17억8400만원 가량이지만 세방전지의 현 주가(7일 종가 기준 6000원)와 비교할 때 평가차익 규모는 투자원금의 11배에 달하는 196억원 수준에 이르고 있다.
이 같은 점 때문에 유아사가 앞으로 본격적으로 차익실현에 나서며 세방전지 주가에 물량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지 유아사의 행보를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세방전지 관계자는 “유아사가 지분 매각에 나서고 있는 것은 확인됐지만 앞으로도 이 같은 행보를 계속할지는 현재로서는 알지 못한다”며 “다만 현재의 지배구도 및 경영구도 측면에서 뿐만 아니라 일본에서는 세방전지와 경쟁관계에 있는 유아사가 세방전지 지분을 계속해서 보유하고 있을 이유도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